당신은기도하는방법.jpg


권신희(가명·43)씨는 집사이자 23년차 신앙인이다. 
구역장을 맡는 등 교회에서 활발히 봉사도 하고 있다. 

하지만 기도에 자신이 없다. 

예배에서 대표기도를 할 때는 나름 정해놓은 틀에 따라 유창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온전히 개인의 시간에 기도를 할 때는 어떻게 할지 몰라 답답하기만 하다. 

권씨를 비롯한 7명의 성도들은 최근 한신대 김영수(목회와 상담) 교수가 진행한 ‘평신도 그리스도인들이 기도를 배우는 방법에 대한 질적 연구’에 참여했다. 

이들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과 합동,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의 성도들로 모태신앙이거나 16∼45년간 신앙생활을 했다. 

교회에서 집사 등의 직분도 갖고 있다. 

김 교수는 이들과 집중인터뷰를 통해 기도에 할애하는 시간, 기도를 배우게 된 계기 등을 파악했다. 

연구 참여자들은 하루에 짧게는 5분, 길게는 2시간 동안 개인 기도를 하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기도생활에 만족하지 못했다. 

모태신앙인이자 안수집사인 이신명(가명·49)씨는 “기도를 하다보면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하나님의 응답을 분별하는 법을 몰라 조급할 때가 많다”며 “이 때문에 기도를 지속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연구 참여자들은 공통적으로 예배 등을 통해서 다른 이들이 기도하는 것을 보고 기도를 배웠다고 했다. 

김 교수는 “한국교회 내에서 정해진 교육을 통해 기도를 가르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대부분 구전을 통해 모방하는 방식으로 배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방한 기도를 점차 자신의 언어로 수정·보완하는 것이 기도를 배우는 전형적 방법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기도교육을 하고 있는 예로 가톨릭과 동방정교회를 들었다. 

가톨릭은 현재까지도 교재를 사용해 피정의집, 수도원 등에서 신자들에게 전통적인 기도를 가르치고 실습을 시킨다. 

동방정교회는 4세기부터 내려온 ‘예수기도’를 가르치고 있다. 

예수기도에서 기도자는 고개를 숙이고, 시선은 가슴에 둔 채 천천히 호흡하며 ‘하나님의 아들 주 예수 그리스도시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라고 반복한다.

김 교수는 “한국교회의 위기는 영성의 상실에서 출발한 것일 수 있다”며 “무엇보다 성도들이 하나님을 뜨겁게 만나는 기도의 자리를 갖는 것이 시급하다. 

교회가 구체적인 방법을 체계적·지속적으로 가르치고 훈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계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