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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영 목사가 최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직접 방문한 북한 교회들의 특징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북한의 가정교회 모습은 이렇습니다. 양복과 인민복, 한복을 차려입은 성도들은 아코디언 반주에 맞춰 찬송을 부르고 북측에서 자체 제작한 성경을 읽으며 예배를 합니다. 비디오테이프와 DVD를 이용해 성경을 공부하기도 합니다.”


최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최재영(57) 목사는 북한의 ‘공식 교회’들을 다녀온 경험을 이렇게 설명했다. 재미교포인 최 목사는 풀러신학교에서 선교목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북 사역단체인 ‘NK VISION 2020’과 ‘손정도목사기념학술원’을 각각 설립했다. 최근 ‘북녘의 교회를 가다’와 ‘북녘의 종교를 찾아가다’라는 책을 출판했으며 이를 계기로 강연차 방한했다.


최 목사는 북한에 공식 가정교회가 500여곳 있다고 증언했다. 그는 “매년 평양신학원에서 졸업생이 배출돼 가정교회 교역자로 배치되며 교역자 한 명이 여러 교회를 맡는 순회 목회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교회는 당국의 눈길을 피해 운영되는 지하교회와는 성격이 다르다.


오히려 정부 당국의 통제를 받는 중국의 삼자교회와 비슷하다.


최 목사는 “남북한 교회의 차이점이 있다면 한국은 ‘선교와 전도’를 그리스도의 지상명령으로 받드는 반면, 북측은 ‘조국 통일’을 지상명령으로 삼는다”고 했다. 최 목사는 “북녘 성도들은 민족정신과 자주정신의 바탕 위에 주체 문화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정교회와 처소교회들을 유지하며 교회당을 건축하고 예배를 드려왔다”며 “북측 교회는 종교성보다는 사회성과 역사성이 더 강하다”고 평가했다.


사실상 관변 교회에 가까운 모습이지만 핵협상 타결 후 북한이 개혁개방을 추진할 때 기독교 정책을 어떻게 펼칠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 목사가 생각하는 북한 선교의 해법은 무엇일까. 최 목사는 재미교포 청년 크리스 김의 사례를 언급했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실리콘밸리에서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하던 김씨는 북한의 나진·선봉지역에 들어가 염소농장을 운영하며 가정을 꾸리고 남매도 키웠다.


김씨는 예수를 믿으라는 얘기를 하지 않았지만 나선시 인민위원회에 속한 이웃과 지역 주민들이 그가 그리스도인임을 알아채고 최근 교회당 건축을 제안했다고 한다.


최 목사는 그의 모습에서 성육신적 선교의 모델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남북은 70년간 단절돼 타 문화권보다 더 이질감을 느끼고 있다”며 “진정한 선교는 현지 실정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섬기고 그들과 하나가 되는 성육신적 선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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