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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순 목사



Q : 저는 작은 교회 목회자의 아내입니다. 

어느 날 교인으로부터 가정에 급한 일이 있어서 300만원이 필요하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가지고 있는 현금이 없었지만 은행 대출을 받아 돈을 전달했습니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안 남편으로부터 심한 꾸중을 듣게 되었고 그 일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받았습니다. 

제 심정은 교인들이 어렵다면 도와주고 싶습니다. 

제가 한 일은 잘못일까요?


A  :  교인이 경제적으로, 건강 문제로 그리고 가정 문제나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목회자의 마음입니다. 


그러나 교인의 도움 요청을 다 들어줄 수 없는 것이 목회자의 한계이기도 합니다. 


특히 경제적인 도움을 요청할 경우 처신이 어려워집니다.


한국교회 목회자 대부분은 경제적 어려움을 안고 살아갑니다. 


교회 살림이 넉넉지 않기 때문이고 교회가 제공하는 생활비가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급하다는 이유로 목사님 가정에 도움을 요청하는 교인을 나몰라라할 수 없지만 그러나 한 사람을 돕다 보면 그런 사람이 열이나 스물로 불어날 것입니다. 


그런 일은 목회자 가정이 감당하는 것도 그리고 교회가 할 수 있는 일도 아닙니다. 


교회가 가지고 있는 여윳돈이 있지 않느냐고 말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교회 재정을 개인의 빚 갚아주는 일에 쓴다든지 증식을 위해 아무 데나 투자하는 것은 금해야 합니다.


목회자가 교인들과 금전 거래를 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닙니다. 


이자놀이를 한다든지 계를 한다든지 교인들로부터 돈을 빌린다든지 등의 행위는 목회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교인의 입장에서도 같습니다. 


목회자에게 돈을 빌려간다든지 보증을 부탁한다든지 등의 행위를 삼가야 합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받아야 하고 갚아야 할 돈이라면 거래를 피하는 게 좋습니다. 


교인의 딱하고 급한 사정이라면 먼저 남편인 목사님과 의논했어야 합니다. 


은행에서 대부받은 금액이 큰돈일 뿐 아니라 결국 그 빚을 갚는 것은 부부가 함께 책임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크고 중요한 일일수록 이성적 판단을 필요로 합니다. 


감정은 동기를 자극하고 행동을 유발하지만 이성은 과정과 결과를 중요시하는 확인과 검토를 전제합니다. 


불쌍하다든지 동정한다는 감정에 사로잡히면 매사 후회할 일을 저지르게 됩니다. 


공짜은행 대부는 없습니다. 


돈 거래는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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