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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순 목사

<충신교회>



교회 건물 사고 팔 때 지켜야할 정도 있어

이단·불건전한 집단 매입시 파장 심각해



Q: 1000여명이 모이는 교회 목회자입니다.
개척 당시부터 사용하던 교회를 팔고 아파트 단지 내 종교 부지를 분양받아 이전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문제는 사용 중인 교회건물을 매입하겠다는 사람들의 성분을 구분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좋은 값을 제시하는 원매자라면 가리지 말고 팔자는 의견과 원매자와 용도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뉘고 있습니다.


A: 먼저 교회가 성장해 이전 신축을 추진한다니 기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현재 사용 중인 교회를 매각해야 새 부지에 교회를 신축할 수 있다는 상황과 교회건물을 가리지 않고 아무렇게나 팔아선 안 된다는 의견이 상충하고 있군요.


시장윤리나 상도의를 무시한 매매가 비윤리적인 것처럼 교회건물을 팔고 사는데도 지켜야할 정도가 있습니다.


이단이나 불건전한 직업군의 사람들이 교회건물을 매입했을 경우 그 파장을 생각해야 합니다.
호주연합장로교회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성장이 멈추고 운영이 어려워지자 교회건물을 팔았습니다.


그런데 교회건물을 산 곳은 술을 파는 나이트클럽이었습니다.
문제는 그 이후입니다.


새 건물 주인은 종탑십자가 바로 옆에 나이트클럽을 알리는 조명광고판을 세웠습니다.
밤이 되면 나이트클럽 네온사인 불빛과 함께 십자가가 명멸합니다.


실내는 더욱 가관입니다.


강대상 자리는 최상 귀빈석이어서 술값이 제일 비싸다고 합니다.
성가대석은 그 다음 귀빈석이며 두 번째로 술값이 비쌉니다.


회중석은 일반석으로 술값이 쌉니다.


하나님을 예배하던 공간을 의도적으로 짓밟는 행위여서 가슴이 아픕니다.
오래 전 순환도로를 타고 서울 홍은동 부근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오른쪽에 작은 건물의 교회가 보였습니다.


놀라운 것은 종탑십자가 바로 옆에 불교를 표시하는 卍(만자)가 세워져 있었습니다.
짐작컨대 교회 건물을 불교 사찰이 샀을 것입니다.


새 건물주는 십자가를 종탑에 그대로 둔 채 불교 상징을 세웠을 것입니다.
아무런 생각 없이 그렇게 했을까요?


십자가보다 만자가 더 크고 높게 솟아있었습니다.


교회건물은 아무렇게나 아무에게나 팔아선 안 된다는 교훈을 줍니다.
구매자의 신분을 낱낱이 가리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부동산 업자를 내세우거나 다른 사람이름으로 위장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일수록 다른 원매자들보다 훨씬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고 매매가를 높여줍니다.


당장 급하니 이 조건 저 사람 따질 필요 없다고 주장한다면 교회의 위상은 어떻게 될까요.


어제까지 예배드리던 처소가 술집이 되고 사찰이 되고 혹은 이단종파의 집회소가 돼도 상관없다는 사고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교회 신축이 중요한지, 아니면 하나님의 영광이 중요한지를 고민해 보십시오. 교회 이전이나 신축은 하나님께 묻고 답을 기다리는 수순을 밟아야 합니다.
하나님을 예배하는 하나님의 집을 짓는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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