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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순 목사

<충신교회>



Q: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딸이 있습니다.
유치원 때부터 교회에서 자랐습니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면서부터 ‘하나님이 어디 있느냐’ ‘엄마는 하나님을 본 일이 있느냐’ ‘교회 나가기 싫다’ ‘사람은 믿을 게 못 된다’면서 대듭니다.


당황스럽고 걱정스럽습니다.


딸의 신앙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요?


A: 사춘기가 되면 적대적 감정과 행동으로 자신을 방어하게 됩니다.


사춘기는 누구나 겪는 과정으로 이해해야지 큰일이라도 벌어진 것처럼 겁낼 필요는 없습니다.
혼을 내거나 맞대응 하다보면 감정의 골이 패이고 관계가 삭막해집니다.


딸의 경우 영적 사춘기로 보면 됩니다.


어려서부터 탈 없이 교회를 다니던 딸이 겪는 영적 성장통입니다.


아무런 의구심이나 회의 없이 신앙이 곱게 자랄 수도 있겠지만 자아가 형성되고 지식세계의 폭이 넓어지기 시작하면 모든 사건과 논리에 ‘왜?’라는 의문부호를 달게 됩니다.


별다른 생각이 없는 아이라면 습관처럼 교회를 다니고 중·고등부에서 활동하고 그러면서 성년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왜?’라는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자아성숙을 위한 움직임이고, 성숙의 단계로 진입했다는 증거로 봐야 합니다.


신앙문제나 신의 존재, 성경의 난해한 부분들을 한마디로 설명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바로 그 점이 과학과 신앙의 차이이기도 합니다.


과학은 합리적 학문입니다.


실험이 가능하고 논증과 결과를 밝힐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신앙의 세계는 기구를 통한 실험이나 논증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과학의 세계는 알고 난 후 믿는 세계이고 신앙의 세계는 믿고 난 후 아는 세계입니다.
그 누구도 하나님을 본 사람이 없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말씀으로 천지를 창조하셨다는 사실 또한 그 장면을 목격한 사람이 없습니다.
그러나 믿으면 하나님의 실존을 인정하고 사역과 섭리를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신앙성숙에도 단계가 있습니다. 영적 사춘기도 그 단계 속에 포함됩니다.


이 단계에 들어서면 매사가 민감해집니다.


“너는 왜 부정적이냐, 왜 믿음이 없느냐”고 다그치지 마십시오.


믿음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과정이니까요.


칭찬하시고 대화하십시오.


그리고 딸의 의문에 대해 전문가와 의논하고 그 답을 함께 나누십시오.


의심하는 건 죄라느니, 무조건 믿으면 답이 나온다느니, 나도 옛날에 다 겪었다느니 등의 통상적 언어로 딸의 언행을 차단하지 마십시오.


심각한 고민일수록 진지하고 신중하게 대화하십시오.


그리고 절대로 자녀들 앞에서 신앙적으로 어두운 이야기나 교회의 부정적 상황을 논하지 마십시오.


그 과정을 슬기롭게 대처하고 넘기기 위해 기도하고 대화하십시오.
그리고 믿을 사람 없다는 이유를 살펴보십시오.


인간관계에서 상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녀들의 신앙과 정신, 나아가 건강과 생활을 관리하는 것에는 부모의 책임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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