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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길 CBS 사장




박기서 목사님을 다시 만나면서 하나 둘 변화가 찾아왔다.


목사님은 세상 속에서 지칠 대로 지친 내게 '성경책을 펴자'고 하셨고, 그 말씀에 순종한 나는 다음날부터 목사님과 함께 일대일 성경 공부를 시작했다.


학창 시절 이후 주일이면 겨우 예배 중이나 성경을 펴 본 게 전부였기에, 내 성경은 사탄이 쉽게 들락거린다는 먼지 묻은 성경이었다.


나는 그 성경을 꺼내 들고 매일같이 목사님 댁을 찾았다.

한번 성경 공부를 시작하면 끝날 줄을 몰랐다.


처음 보는 것처럼 모든 말씀이 새로웠고, 그날그날 부어주시는 깨달음과 은혜에 감사하고 놀라웠다.


매일 밤늦게까지 공부하다보니 학교 다닐 때의 학구열이 되살아나는 기분이었다.


계속 공부하고 싶었지만 다음날 출근을 생각해서 아쉽게 목사님 댁을 나오곤 했었다.


'아, 말씀을 먹는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나는 하루라도 말씀을 놓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목사님을 찾았고, 성경 공부로 나를 단단히 해 갔다.


그러면서 목사님과 같이 시작한 것이 성경 1독이었다.


나는 부끄럽게도 나이 마흔이 다 되도록 성경 1독을 한 적이 없었다.


성경 일독표에 맞춰 하루하루 체크하며 매일 성경을 읽었고, 그러다 보니 어디서든지 틈만 나면 성경을 펼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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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CBS 입사 이래 단 한 번도 드린 적 없는 십일조를 드렸다.


부천에 있는 목사님이 시무하는 교회로 옮기면서, 그동안 신앙 생활을 제대로 안 했으니, 1988년 CBS 입사 이래 2001년까지 13년 동안 십일조를  떼어 먹은 셈이어서, CBS에 입사할때 연봉과 2001년 연봉을 계산하여 13년 간 밀린 십일조를 모두 드릴 수 있었다.


누군가 '밀린 십일조를 내라'고 한 것이 아니라 내안의 숨어 있던 죄의식이 빛 가운데로 나온 것이었다.


비록 오랜 세월 저축한 돈이 한꺼번에 훅 빠져나갔지만 내 마음은 기쁨이 넘쳤다.


비로소 하나님과 나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들 중 하나를 허물었고, 그 후에도 수없이 잠재되어 있던 장애물들을 하나씩 허물어 갔다.


성결하고 거룩한 삶에 다가서려고 했다.


"오직 너희를 부르신 거룩한 이처럼 너희도 모든 행실에 거룩한 자가 되라 기록되었으되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 하셨느니라" (벧전 1:15-16)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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