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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순 목사

<충신교회>



광고로 선발하면 줄타기·줄서기 벌어져
교회 상황 따라 다르지만 청빙이 바람직


Q :  교회 시무장로입니다. 
2년 뒤엔 23년 목회하신 목사님이 은퇴하고 후임을 모셔야 합니다. 
미리 위원회를 구성하자는 의견이 모아져 위원회를 구성하고 후임 문제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신문에 광고를 게재하자는 의견과 적임자를 찾아 초빙하자는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A  :   목회자는 교회를 바른길로 이끌 책임과 교인들의 영적 삶을 올곧게 가르치고 인도할 책임을 지는 지도자입니다. 

어느 공동체든 지도자의 인격과 삶, 지도력과 비전을 따라 성장과 발전이 좌우됩니다. 
특히 교회는 신령한 공동체여서 목회자의 역량과 지도력을 따라 성장이 좌우되고 전후진이 결정됩니다. 

그만큼 담임목사의 자리가 중요합니다.

문제는 후임을 모시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교회의 특성과 정체성에 맞는 분이어야 하고, 23년 목회한 전임자와의 소통도 단절되지 않아야 하고, 교인들의 영적 요구에도 부응하는 후임이라야 합니다. 
슈퍼마켓에서 물건 고르듯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두 가지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신문에 구인광고를 내는 경우입니다. 
자격기준을 정하고 광고하면 접수된 이력서가 쌓일 것입니다. 
회사의 CEO를 선임하듯 정해진 절차를 거쳐 심의하고 선발하는 방법인데요. 지원자가 적든 많든 반드시 줄타기, 줄서기가 벌어질 것입니다. 

지인이나 친인척을 동원할 것이고 청탁이 개입될 것입니다. 
그러다보면 잡음이 일고 있어선 안 될 균열이 일어나게 됩니다. 

내 편 네 편이 생기고, 내 사람 네 사람으로 편이 갈리게 되면 목회자 선임이 난항을 겪게 됩니다. 
2∼3년간 결정을 못해 어려움을 겪는 교회들이 지금도 있습니다.


둘째, 청빙하는 경우. 적임자를 찾아 모시는 것을 청빙이라고 합니다. 
이력서는 담임목사가 되기 전까진 유의미합니다. 

그러나 담임목사가 된 그날부터 이력서는 무의미합니다. 

화려한 이력이 목회를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인격과 삶은 주변의 평가를, 지도력과 영적 능력은 목회현장의 실적을, 그리고 선배나 동역자들의 객관적 평가를 종합하고 그 교회에 적합한 영적 지도자로 인정되는 분을 청빙해야 합니다.

순번을 정하고 돌아가며 설교하게 하는 것도 아름다운 절차는 아닙니다. 

현대목회에서 설교가 차지하는 비중은 큽니다만 목회란 설교 하나만으로 완성되거나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어느 교회는 후임 청빙을 위해 6개월간 연속 기도모임을 갖는가 하면 위임목사는 청빙 대상에서 제외하고 부목사나 선교사로 청빙기준을 정한 교회도 있습니다. 

그리고 추천을 받은 사람을 청빙위원회가 절차를 거쳐 선임한 교회도 있습니다.

교회 상황에 따라 후임 목회자를 모실 수 있습니다만, 저의 의견은 청빙이라야 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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