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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길 CBS 사장




방송계는 워낙 경쟁적으로 생활하기 마련이어서 크리스천 가수와 매니저들은 신앙생활을 하기가 만만치 않았다.


오랫동안 PD생활을 하며 그들의 어려움을 알았던 나는 방송국 내에서 성경공부 모임을 추진하였고, 박기서 목사님과 함께 일주일에 한 번씩 매주 모여서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였다.

2002년 가을에 방송국에서 시작한 성경 공부 모임이 내가 퇴직한 후에도 계속해서 이어진 것은 하나님의 섭리였다.


말씀을 전하는 박기서 목사님 역시 단 한 번도 성경 공부 모임을 거른 적이 없었다.

지금까지 15년째 계속되고 있다.


하루는 목사님께서 뜬금없이 말씀하셨다.


"한 장로, 사람들이 찬송가를 잘 안부르는 것 같지 않아?"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는 눈치였다.


매주 새로운 곡이 쏟아져 나오는 음악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지만 우리의 입가에서 자연스럽게 맴도는 찬송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찬송가를 퍼뜨려야 해. 

우리나라에서 그 일을 하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으니, 원."


내게 하시는 당부가 분명했다.


그 말씀에 순종하기로 한 나는 찬송가 앨범을 제작하기로 했다.


당시 <Jesus First> 멤버 중에는 홍익대학교 음악동아리 '뚜라미' 출신의 선후배로 각각 대중가수로 활동했던 이정란과 이윤선이 있었다.


듀엣으로 그들의 찬양 앨범 2장과 가요 EP앨범 1장을 만들면서 그들 또한 죠이의 새 식구로 활동하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죠이는 심삼종, 황영택, 허진설, 이정란·이윤선 듀엣을 통해 총 11장의 음반을 세상에 선보이게 되었다.


실로 놀라운 일이었다.


조그만 기획 사무실에서 대형음반기획사 이상으로 음반을 만들게 해주신 하나님의 은혜와 섭리가 놀라웠다.


복음을 전한다는 것은 세상속에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 가는 것이다.


나는 죠이의 소속 가수들과 함께 세상 속에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어 가기를 바랐다.


그들과 함께 '찾아가는 음악회'를 기획, 음악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공연을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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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음악회를 열어 환우들을 위로하기도 하고, 문화적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시골 오지 마을에서 콘서트를 열어 축제 분위기가 되도록 하였다.


관객들이 기뻐하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 큰 기쁨이었다.

음악을 감상하며 웃음 짓기도 하고, 때로는 눈물을 머금는 사람들을 보며, 우리가 하는 일이 세상을 얼마나 밝고 아름답게 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우리의 음악을 통해 그들이 웃을 수 있게 하시고, 그들의 눈물을 씻는 도구로 사용하시는 하나님께 감사했다.


죠이 가족들과 함께 진행하는 공연마다 기뻐하는 관객들을 보면서 '죠이커뮤니케이션'이라는 회사 이름이 자랑스럽기도 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기쁨이 어디에서 오는지 알도록 하셨다.


우리는 비록 연약하고 부족하다고 해도, 우리에게 주님의 마음이 있다면 누군가에게 힘이되고 희망이 될 수 있었다.


그것이 함께하는 삶, 함께하는 기쁨이었고, 문화사역의 기쁨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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