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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어플리케이션, 즉 우리가 앱(app)이라고 칭하는 PC나 스마트폰의 프로그램 중에는 벼라별개 다 있는 모양이다. 


헤이터(hater), 즉 ‘싫어하는 사람’이란 이름의 앱도 있다는데 이건 남녀데이트를 위해 개발된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서로 싫어하는 것이 같으면 마음이 통하거나 짝꿍이 될 수도 있다는 상상력을 발휘해 개발된 이 앱이 최근 도대체 사람들은 무엇을 제일 싫어하는지를 놓고 통계를 뽑아 봤다고 한다. 

그 결과가 재미있다.


우선 캘리포니아에선 피젯 스피너(fidget spinners)를 제일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젯 스피너? 


찾아봤더니 '손장난하는 장난감'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정서적 불안 증세를 보이거나 집중력이 산만한 사람, 볼펜 같은 기타 물건들을 지속적으로 만지작거리거나 손장난을 많이 치는 사람에게 좋은 대용품으로 등장한 이 피젯 스피너는 금년에 개발된 것이라고 한다. 


어쨋거나 내가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으로 찍혔다.


하와이에선 콘서트 중에 비디오를 찍는 사람을 제일 싫어했고 아이다호에선 길을 묻는 사람을 제일 싫어하고 있다. 하루 종일 다녀봐도 감자밭이 전부인 것 같은 그 한적한 시골동네에 살면서 길을 묻는 사람을 싫어한다고? 참 이상도 하다.


아이오와주에선 남자가 이발을 하지 않고 치렁치렁 여자 머리를 하고 다니는 사람을 싫어한다고 조사되었다. 


요즘 지는 법을 망각한 듯 승승장구 연승행진을 펼치는 LA 다저스의 믿음직한 안타제조기 저스틴 터너는 아이오와에 가면 안되겠다.


미주리 주는 외계인의 존재를 믿는 사람을 제일 싫어했고 뉴멕시코 주는 폴로(polo)셔츠를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폴로가 외국회사라서 그런가? 

평생 폴로셔츠 한번 안입어 보고 죽는 남자 별로 없을 정도로 대중적인 이 브랜드가 미국산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은 미국이 아니라 프랑스다. 로레알의 자회사이므로 프랑스 제품이랄 수 있다. 

그런데 요즘 옷을 사면서 국적 따지는 사람도 있는가? 


죄다 다국적 기업이라서 그냥 브랜드만 보고 집어 들기 일쑤 아닌가?


뉴욕 주는 타임스퀘어를 제일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곳이 교통지옥이라서? 

사실 뉴욕 맨하탄에서 타임스퀘어 빠지면 앙꼬 없는 찐빵이다. 그런데 뉴요커들은 싫어한다고 한다. 


텍사스 사람들은 창문을 열어놓고 자는 사람을 싫어하고 펜실바니아 주는 머니 클립을 사용하는 사람을 싫어한다. 머니 클립. . 지갑대신 현찰을 반으로 접어 그것을 흩어지지 않게 잡아주는 메탈집게가 머니클립이다. 


호주머니가 불쑥 튀어 나오는 게 질색인 젊은이들의 애용품이긴 하지만 약간 버릇없어 보이기도 한다. 


돈은 예의바르게(?) 보관하고 다녀야지 . . .


워싱턴주는 요즘 인기를 모으고 있는 큐리그 K-컵을 싫어한다. 원두커피를 갈지 않아도 되고 많이 만들어 남는 커피 그냥 버리지 않아도 좋은 한잔용 커피캡슐, 나도 즐겨 애용하는 큐리그가 워싱턴에선 미움 받고 있다고 조사되었다.


그럼 미국사람 전체를 통틀어 제일 싫어하는 비호감 인물은 누구일까? 


바로 북한의 김정은이다. 


내 말이 아니고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가 여론조사를 해서 지난주에 발표한 내용이다.  미국인의 91%가 전 세계 최고 비호감 리더로 김정은을 꼽았고, 76%는 북한에 대해 더욱 강력한 대북 경제제재 조치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이란의 호메이니, 소련의 브레즈네프, 리비아의 가다피, 쿠바의 카스트로,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등이 미국인들이 싫어하는 비호감 리더들이었지만 지금은 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인물들이다.


평범한 미국인들이 보기엔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며 이제 뉴욕과 워싱턴 DC를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면서 덮어놓고 항복하라고 소리치는 그 어린 독재자가 참으로 가소롭지 않겠는가? 


지구상에 독재국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독재를 3대째 이어오고 있는 것도 알다가 모를 나라요, 세상경험 미천한 광기어린 젊은이가 미국에 대고 핵 미사일을 쏘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행동하는 것도 분노할 일이다.


그런데 마냥 업신여기고 넘어갈 문제가 아닌 것은 그가 장난감이 아니라 진짜 핵무기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점이다. 


브레이킹 뉴스로 고요한 아메리카의 아침을 혼란스럽게 만들어가고 있는 북핵 때문에 미국인 10명중 9명으로부터 미움 받는 신세가 된 김정은.


일부에선 “김정은이가 난 놈은 난 놈이야. . 천하의 트럼프는 물론이고 세계 강대국들과 유아독존 맞짱 뜨고 있으니 어쩌면 정치 천재야, 천재. 미천한 어린아이가 절대 아니라고.”


같은 민족이랍시고 그런 식으로 김정은을 두둔하거나 찬양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기는 하다.


그러나 최고의 비호감이든 뭐든 간에 미국인들을 떨게 하고 있는 그의 핵 공갈은 사실 대한민국이란 ‘핵 인질’이 있기 때문에 여전히 유효기간을 유지하고 있다는 한반도의 정치적 아이러니를 그냥 모른 척 무시하고 하는 소리는 아닐 것이다.


<크리스찬위클리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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