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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부터 지금까지 결혼이란 모든 사람에게 있어 성인이 되는 하나의 통과의례였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결혼? “그거 꼭 해야 되는 건가요?” 


이런 식으로 세태가 바뀌고 있는 중이다.


미 연방노동청의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역사상 처음으로 혼자 사는 독신자들이 결혼한 사람들의 숫자를 앞지르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즉 16세 이상의 아메리칸 가운데 싱글인구는 50.2%, 1억2천5백만 명이 싱글로 살고 있다. 


1950년엔 독신자가 전체인구의 22%에 불과했다. 그런데 지금은 곱절로 늘어난 것이다.


사실 결혼환경으로 따지면 1950년대와 비교가 안된다. 


지금은 온라인으로 데이트하는 앱이 존재하고 있고 거기다 페이스북,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같은 수많은 소셜네트웍에 목을 매고 사는 요즘 젊은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이라면 어디서 걸려도 애인 하나는 걸려들어 쉽게 결혼에 골인해야 할 것만 같은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오히려 우표를 붙여서 러브레터를 주고 받고 공중전화에 매달려 사랑을 주고받던 옛 시절보다 결혼률이 급격하게 추락하고 있으니 이건 대단한 역설이 아닐 수 없다.


물론 더욱 치열해진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스트레스와 불안감에 시달리는 결혼적령기 젊은이들의 고뇌를 모르는 바는 아니다. 

좋은 직업을 얻기 위해서라면 문교부 가방끈도 길어야하고 커리어를 쌓기 위해 감수해야 하는 스트레스도 있고 어른이 되어가는 다음과정을 준비하는 정신적, 재정적 압박감 때문에 싱글로 살아가는 경우를 이해할 수는 있다.


무엇으로부터 구애받지 않고 이상적인 삶을 추구해 가려는 ‘행복한 싱글’도 있을 수 있고 결혼에 얽매이지 않은 채 더욱 활기차게 ‘생산적 고독’을 추구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독신자 인구가 미국 전체인구의 절반을 초월하여 이제 머조리티가 되고 있다면 교회 구성원들도 설마 기혼자를 초월할 정도는 아닐지라도 앞으로 크게 증가추세를 보일 것이란 예상은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문제는 이런 추세에도 불구하고 독신자들은 여전히 ‘외로운 외톨이’로, 혹은 왕따족으로 밀려나고 있는 우리들의 교회현실이다. 


교회마다 생일잔치, 베이비 샤워, 결혼기념일, 부부교실,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상담실 등등 수많은 프로그램들이 돌아가고 있다. 대부분 가정중심, 부부중심, 자녀중심이다. 


싱글들을 보살피고 그들의 영적 성장이나 고민을 해결해주는 목양프로그램은 가뭄에 콩나기다. 


독신자들이 따로 모이는 싱글 구역회도 좋고 싱글 성가대가 구성될 수 있다면 더욱 좋은 일이다. 


가족 없이 살아가야 하는 싱글들에겐 급할 때 자동차 라이드나 픽업을 해주는 일, 병원에 입원했을 때 방문해 주는 일, 출타 중 애완견을 맡아주는 일 등은 교인들이 해 주면 참으로 눈물 나게 고마워할 일들이다.


이같은 배려는 고사하고 교회에서 싱글하면 “이상한 사람 다 보겠네!” 그렇게 위아래로 눈을 깔고 외계인처럼 대하려는 무례함은 버려야 한다. 


이건 진짜 매너 꽝이다. 


미국의 인구가 독신자가 반을 넘어선 마당에 아직도 독신자를 놓고 이상한 눈으로 삐딱하게 쳐다보는 그리스도인들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싱글로 산다면 무슨 죄를 짓고 있는 것처럼 예배가 끝나면 뒤따라 다니면서 빨리 결혼하라고 졸라대는 사람들도 있다. 


대개 권사님들이다. 이것도 매너 꽝이다. 결혼을 아예 포기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아예 독신주의를 선언한 싱글족도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면 된다.


사실 싱글은 지극히 성경적인 인생관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는가? 

바울 사도가 말씀하신 고린도전서 7장 7절과 8절을 지금 찾아 읽어보시라. 


결혼이 하나님의 축복이란 사실을 부정할 수 없는 것처럼 싱글로 사는 것 또한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는 것은 아니란 점을 기억해 두자.


그래서 싱글도 행복한 교회, 독신주의자들이 외면 받지 않는 교회, 싱글들의 헌신으로 더욱 건강하게 부흥하는 교회, 독신자들이 기혼자들에게 차별받지 않는 교회, 그런 교회를 가꾸어가면 좋겠다.

사실 나도 이렇게 싱글찬양론자처럼 천연덕스럽게 애기하면서도 같이 사는 딸 때문에 남모르는 고민에 빠져있긴 하다. 


아들은 장가를 갔으니 다행이지만 이제 딸 하나가 남았는데 나이가 위험수준(?)이다. 

그런데도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만 있으면 아무것도 필요 없다는 듯 독신철학자로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현재로선 결혼 따위는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 

부모로서 식은땀이 나는 부분이다. 


나도 영락없는 꼰대는 꼰대다.


<크리스찬위클리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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