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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이 아이들의 소중한 생명을 함부로 빼앗을 권리가 없습니다. 그 생명
은 하나님이 주셨으니까요.”


가파른 언덕 너머 있는 이 목사네 집은 여느 가정과 다를 바 없다.


이날도 이 목사와 부인 정병옥 씨(57)는 생후 6개월부터 20개월까지의 8명의 아기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큰 아이들 11명은 어린이집과 학교를 갔으니 요즘 보기 드문 19명의 대가족인 셈이다.


다복해 보이는 이 가족은 가슴으로 맺어졌다. 부부는 “아이들로 인해 기쁘고 행복하다”고 했다.


세상이 낳은 아이들을 거둔 아버지. 2009년 우리나라 최초로 BABY BOX를 설치한 이종락 목사.


그는 주사랑 공동체의 가장이자 생명보호운동가다.


장애아라는 이유로, 미혼모가 낳은 아이란 이유로 길바닥에 버려지는 아이들, 죽어가는 생명을 사랑으로 품어 삶으로 인도하는 것이 그의 사명.


영아 유기를 조장한다며 베이비박스를 보는 따가운 시선에도 불구하고 그가 BABY BOX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단 하나다.


어떤 생명이라도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


하나님이 주신 생명에는 다 이유가 있으며 절대 실패가 없다는 것.


“우리 아이들을 다른 곳에 어떻게 보낼 수 있겠어요.
가슴에 아이를 묻고 후회하는 일은 안하고 싶어요.
뭐든 해보는 데까진 해봐야지요.”


이 목사가 아이들을 거두기 시작한 것은 1999년부터 어릴 적 뇌 손상으로 전신마비로 누워있는 아들 은만 씨(25)와 같은 병원에 있던 여자아이를 맡고 난 후로 ‘아이를 맡아달라’며 사람들이 찾아왔다.


말없이 집 앞에 놓고 가기도 하고 전화로 ‘아이를 맡아주시면 좋겠다’는 말을 남긴 뒤 사라지기도 했다.


대부분이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었다.


굴비 박스에 담겨 버려진 온유를 만나기 전 이 목사는 애지중지 가슴으로 품었던 세 아이를 차례로 떠난 보낸 아픈 기억이 있다.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보다 더 울었다”던 이 목사는 온유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추운 겨울 피부가 퍼렇게 될 정도로 얇은 배냇저고리에 여름 이불 하나만 덮고 있었고, 배고픈 도둑고양이가 길게 울며 아이 근처에서 서성거리고 있었다.


그때 생각만 하면…


그가 버틴 덕에 올해 4월까지 26명의 아기들이 제때에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우리 아이들과 살면서 장애아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던 이 목사의 얼굴이 애써 밝게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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