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틀자마자 화면에 한 농부가 나타났다. 그에게 질문이 주어졌다.
“행복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나는 그 농부가 뭐라고 대답할지 궁금해 채널을 고정시켰다.
“평안한 일상이 행복이지요. 아침에 자리에서 눈을 뜨고 아이들이 일어나는 소리를 듣고, 같이 아침밥을 먹고 아이들이 떠들며 노는 소리를 듣고, 저녁이면 아이들이 머리를 맞대고 자는 것을 볼 수 있는 것이 행복이지요.”
그의 평범한 행복론이 시골 공기처럼 신선하게 다가와 정신을 들게 했다.
나에게 ‘행복이 무어냐?’고 물으면 그렇게 친근하게 행복을 이야기할 수 없을 것 같다.
나는 어린 시절 칼 붓세의 ‘행복’을 외우며 자랐다. ‘산 너머 저쪽 하늘 멀리/ 행복이 있다고 말들 하건만/ 아, 남따라 행복을 찾아갔다가/ 눈물만 머금고 돌아왔다네/ 산 너머 저쪽 하늘 저 멀리/ 행복이 있다고 말들 하건만.’ 그리고 모리스 메테를링크의 동화극 속 주인공 ‘치르치르와 미치르와 같이 행복의 파랑새를 찾아 헤매기도 했었다.
우리 의식 속에 스며든 행복은 아주 먼 곳에 있는지도 모른다.
행복은 우리가 가지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그 생각에서부터 쫓게 되는 것이다.
시인이나 동화 속 주인공이 행복을 쫓다가 결국은 자신의 삶의 자리로 돌아와 현실 속의 내 집에서 파랑새를 찾은 것처럼, 행복이 평범한 일상에 있음을 그 농부는 어느 철학자보다 소박하게 정의를 내렸던 것이다.
농부의 말처럼 가족이 함께 식사하고 잠을 잘 수 있다는 것이 행복이 아닐까?
가족 중 한 사람이 병들어 한 식탁에 앉은 수 없다면, 불화하거나 불의의 사고를 당해 함께 떠들고 뒹굴 수 없다면, 누구 하나 가출해 머리를 맞대고 잘 수 없다면 어떠하겠는가.
일상이 깨어졌을 때 우리가 누렸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알게 될 것이다.
“사람이 먹고 마시며 수고하는 것보다 그의 마음을 더 기쁘게 하는 것은 없나니 내가 이것도 본즉 하나님의 손에서 나오는 것이로다.”(전도서 2:24)
오인숙(치유상담교육연구원 교수·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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