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무릎 꿇은 기도 신앙의 표현일뿐

 

이명박 대통령이 3일 열린 제43회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무릎꿇고 기도한 것과 관련해 한국교회언론회가 4일 논평을 내고 대통령의 기도는 애국의 한 표현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교회언론회는 논평에서 ‘대통령이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처음으로 무릎을 꿇고 기도해 온 국민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으나, 이는 사회자의 인도에 따른 것이고 무릎꿇고 기도하는 것이 특별한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언론회는 또 “국내, 외적으로 여러 힘든 현안들이 대통령의 어깨를 무겁게 누르고 있을 때, 그 짐을 전능자에게 부탁하고 싶은 마음은 오히려 인간다움의 모습이라고 본다”며 한 신앙인의 표현임을 강조했다.
언론회는 이어 “취임 초부터 ‘종교편향’이라는 끊임없는 논란으로, 처신을 조심하던 대통령으로서 국가를 위해 행한 신앙의 표현을 두고, 종교가 다르다고 해서 문제삼는 것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보수 개신교계를 대변해온 한국교회언론회는 이 대통령을 옹호했다. 한국교회언론회는 이날 발표한 논평에서 “대통령이 무릎을 꿇고 기도한 것은 사회자의 인도에 따른 것이며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것 자체가 특별한 행위는 아니다”며 “국가의 안위와 번영을 간절히 바라는 대통령의 기도라면 이처럼 겸손하고 아름다운 모습이 어디 있겠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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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과 영부인 김윤옥 여사가 지난 3일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무릎 꿇고 기도하고 있다.

 

대통령은 일국의 정치지도자로 선출

 

이명박 대통령이 3일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무릎을 꿇고 통성기도를 한 것을 두고 종교계 내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은 4일 성명을 통해 “대통령이 수천 명이 참석한 공식 행사에서 부인과 함께 무릎을 꿇은 채 1분여 통성기도를 한 것은 군사독재 시절 일부 종교인이 용비어천가를 부르려고 만든 국가조찬기도회가 이제는 권력 위에 군림하는 절대권력이 됐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밝혔다.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은 “국가조찬기도회는 대통령뿐 아니라 시민과 공동체 전체를 무릎 꿇린 것”이라며 “이 대통령은 종교지도자로 선출된 것이 아니라 정치지도자로 선출됐기에 국민통합에 무한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굳이 대통령을 무릎 꿇린 것은 종교적 배타성을 넘어 종교가 정치 위에 군림하겠다는 오만함을 드러낸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다.
개신교계는 진정으로 자중자애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은 “이번 기회에 정교유착의 온상인 국가조찬기도회에 정관계 인사들이 참여하는 관행을 제도적으로 근절해야 한다”며 국회가 관련 법안을 제정할 것을 요구했다.

 

 

"MB 무릎 기도 국민들께 송구"
… 길자연 목사 "의도 없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3일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한 것에 대해 기도회를 집전한 길자연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사진)이 6일 “국민에게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길 회장은 자신이 담임목사직을 맡고 있는 서울 관악구 서원동 왕성교회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대통령을 항복시키고 권위를 훼손한 듯한 느낌이 있지만 전혀 그럴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날 일요예배 설교에서도 “내가 유도해 (대통령을) 무릎 꿇게 했다는 것(말)에 대해 곤혹스럽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길 회장이 어떤 설교를 하든 청와대와 논의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2010년 12월 한기총 대표회장에 선출된 길자연 목사는 2003년과 2004년에도 대표회장을 지낸 개신교계 원로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통령이 무릎을 꿇은 것에 많은 국민이 놀라움을 느꼈다.

“기독교의 기도회는 세 가지로 이루어진다.
첫째 무릎을 꿇고 절하는 통성기도, 둘째 손바닥을 하늘로 향하는 형식, 셋째 침묵기도다.
국가조찬기도회를 준비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간구의 기도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단상에 앉아 생각하던 중 하나님이 ‘나라와 대통령을 위해 기도하고 회개하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행한 것이다. 신앙적인 면에서 보면 하나님 앞에 누구나 죄인이고 평등하다.
그런 의미에서 대통령이 그렇게 한 (무릎을 꿇은) 것이다.”
―조용기 목사의 ‘대통령 하야운동’ 발언과 맞물려 대통령이 기독교 앞에 무릎을 꿇은 것으로 생각하는 국민이 많다.

“기독교의 힘을 과시하려 한 것이 아니다. 그 자리에서 ‘나는 여기에 죄인으로 섰다.
죄인의 심정으로 기도하자’고 말했다. 전혀 다른 의도가 없었다.
아무튼 결과적으로 국민에게 송구하게 생각한다.
조용기 목사의 발언과 이번 건은 전혀 별개의 사안이다. 조용기 목사의 (대통령 하야를 거론한) 발언도 ‘조크’ 수준이었다. 조 목사와 이 대통령은 친분이 두텁다.
나도 대통령을 존중하는 마음이 남다르다.”

―(이슬람채권법) 법안 통과를 막도록 기독교가 압력을 행사했다는 일부 보도가 있었는데….

“(2월 17일)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와 김무성 원내대표를 만났을 때 낙선운동을 언급한 적은 결코 없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낙선운동은 있을 수 없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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