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민협 대표단 자격으로 방북했던 이관우 목사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일인 17일 오후 3시 중국 심양에서 고려항공편으로 평양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사망 소식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19일 점심에나 알게 됐어요. 그때부터 분위기 자체가 어두웠고 침통함마저 느껴졌습니다.
저녁까지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호텔 안에만 있었습니다.”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이하 북민협) 대표단 자격으로 김 위원장 사망일인 17일부터 3박4일간 북한을 방문했던 이관우(49) 한국대학생선교회 북한젖염소보내기운동본부 담당목사는 중국 현지에서 국민일보와의 전화인터뷰를 갖고 “한국교회가 통일을 위해 눈물의 기도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20일 오전 10시까지 북한에 있다가 고려항공편으로 중국 베이징으로 나왔다.
이 목사는 북민협이 지원한 250t의 밀가루 지원 현황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하게 됐다. 대표단에는 새누리좋은사람들 기아대책 등의 단체 10여명이 함께했다.
그는 2001년부터 50회 이상 북한을 방문했던 대북 NGO 전문가다.
“만약 그쪽 관계자가 김 위원장의 사망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 어느 누구도 못 들어가게 했을 것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극도로 내부 보안을 유지하는 탓에 웬만한 사람들은 몰랐을 것 같아요. 주일날 봉수교회에서 예배드리는 등 북쪽에서 정상적인 일정을 갖고 편하게 대화를 나눴습니다.”
달라진 분위기를 감지한 것은 조선중앙TV가 김 위원장의 사망 사실을 알린 19일 점심부터다.
“오전에 황해북도 강남군 장교리와 장봉리의 소학교와 탁아소에 밀가루가 잘 지급되는지 현장 모니터링을 다녀왔는데 동행했던 안내 참사들이 얼굴을 붉혀요. 점심식사 일정도 취소하고 ‘보통강 호텔에 가서 쉬시라’고 하더군요.
호텔 종업원들도 고개를 숙이고 울더라고요. 왜 그러냐고 물어봐도 답변을 하지 않더군요. 느낌이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은 충격적이었다. 북한 주민들은 무척 절제된 모습이었다.
“오후 1시경 호텔에 조기가 걸렸습니다. TV에선 CNN과 중국 CCTV, 한국 TV의 방송 장면을 다시 받은 일본방송이 뉴스 특보로 나오더군요.
애도기간이라고 조가가 흘러나오고 장례위원, 일정이 발표되었습니다.”
이 목사는 북한에서 출국하는 20일 오전까지 침울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거리 사진은 촬영을 못하게 철저하게 통제했습니다.
공항 근무자들도 슬픔을 억누르고 절제된 모습으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그쪽 관계자들에겐 워낙 큰일이라 뭐라 하기 어렵고 그냥 ‘힘내시라.
어떤 상황이 있으면 팩스로 연락합시다’라는 말만 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는 “이럴 때일수록 남북한이 냉정을 찾고 평화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어차피 화해와 협력, 통일의 길을 갈 것이라면 이런 시기, 남북한의 관계가 잘 정돈되어 길이 활짝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한국교회도 복음통일을 위해 열심히 기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북민협 일행은 21일 새벽 항공편으로 인천공항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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