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다니면 부자 된다? 그건 물질 우상숭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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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째 교회에 나가 기도했는데 병이 낫지 않는 건 믿음이 부족해서일까? 가난한 사람은 하나님이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가난한 걸까? 예수를 믿으면 돈도 많이 벌고 건강해지는 ‘상’을 받는 것일까?
총신대 대학원장을 지낸 복음주의 신학자 김세윤(64·사진) 미 캘리포니아 풀러신학대학원 교수는 “죄와 고난, 신앙과 복(福)을 무조건 인과관계로, 일대일로 관련짓는 것은 신학적·신앙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태도”라고 지적한다.
그는 최근 미국 복음주의 신학자들과 공저로 펴낸 책 ‘탐욕의 복음을 버려라’(새물결플러스)를 통해 예수를 믿으면 건강 얻고 출세하고 부자 된다는 신학을 ‘번영신학’으로 규정하고 “맘몬(재물)에 대한 우상숭배에 다름 아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강연차 한국에 들른 김 교수를 인터뷰했다.

 

―건강과 부를 얻고 싶어하는 마음이 무엇이 문제인가.
“현대인들이 추구하는 기본적 가치인 것은 맞다. 하지만 의로운 길을 통해 얻어야 한다. 탐욕으로 과도한 부(富)를 추구하려면 결국 남의 것을 빼앗게 된다. 예수는 ‘누구도 하나님과 재물을 동일하게 섬길 수 없다’고 했다. 월스트리트의 물신숭배가 수억명의 삶을 곤경에 빠뜨리는 것을 보라.”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지금 여기에 살면서 하나님 나라의 통치 속으로 들어가면 된다. 방법은 단순하다. ‘혼신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것이다. 누가복음 18~19장에서 부자 청년은 ‘평생 모든 계명을 다 지켜왔다’며 예수에게 칭찬받길 원하지만 예수는 ‘가진 것을 다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주고 나를 따르라’고 명령한다.”

 

―보통 사람, 모든 사람이 가진 걸 다 내놓을 수는 없지 않나.
“중요한 것은 전부냐 반이냐가 아니라 ‘근본 정신’이다. 돈을 더 쌓아놓으려고 이웃을 착취할 것이냐, 아니면 정당하게 벌어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위해서 쓰느냐의 문제다. 가난한 사람을 거둬 먹이고 함께 살았던 초대교회의 정신에 주목해야 한다.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세상 사람들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마태 5:16) 해야 한다.”

 

―그래도 보통 사람들에겐 어렵다.
“맞다. 그러니까 서로 북돋우라고 교회가 있는 것이다. 돈 많이 벌어 헌금 많이 하라고 교회가 있는 게 아니다.”

 

―한국교회가 자원봉사나 구제를 많이 하는데 평가를 못 받는다는받지 못한다는 불만도 있다.
“그렇다고 고개를 바짝 들고 ‘내가 의롭다’ 하는 바리새인 같은 태도를 가져선 안 된다. 알아주지 않으면 또 어떤가. 예수가 자기를 내세우려고 말로 싸우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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