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한 몸에 많은 지체를 가졌으나 모든 지체가 같은 기능을 가진 것이 아니니
이와 같이 우리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되어 서로 지체가 되었느니라
우리에게 주신 은혜대로 받은 은사가 각각 다르니“(롬 12:4~6)

최경주 선수는 메이저대회 우승 꿈을 이루겠다며 2007년 겨울부터 스윙의 변화를 시도했다.
메이저 대회에서 자주 우승하는 선수들처럼 ‘구질(球質)’부터 다른 샷을 시도했고, 동시에 10㎏을 빼는 무리한 체중감량을 겸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허리 근육에 심한 손상을 입으며 한때 슬럼프에 빠지게 되었다.
“머리가 위 아래로 흔들리던 고질적인 단점을 없애고 팔로스루를 제대로 하는 쪽으로 스윙을 바꾸고 있었는데, 허리가 아프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그가 말했다.
후배 J는 만능 스포츠맨이다. 모든 운동에 탁월한 그가 골프에 입문하자마자 빠른 속도로 상급자 대열에 들어서게 된 것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
봉급쟁이로서 월 2~3회 라운드하는 그가 구력 3년에 80대 초반의 상급자 대열에 이른 것은 장타력과 스윙의 일관성이라는 주무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가 시즌 중에 스윙을 바꾸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따금 한 방씩 옆으로 빠져 속을 썩이는 티샷이나 롱아이언 샷만 잡을 수 있다면 70대의 스코어를 치는 것은 누워서 떡 먹기같이 쉽게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고 레슨을 받으며 과감히 스윙의 개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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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스윙에 왼팔이 살짝 굽어지는 그가 40대 후반의 나이에 PGA의 젊은 프로들처럼 백스윙 때 왼팔을 곧게 펴고, 몸통의 꼬임(Coiling)을 늘리기 위해 허리 회전은 줄이고, 어깨의 회전을 과감히 늘려 소위 X Factor를 키우는 이상형의 스윙 따라잡기를 한 것이다.
그러나 몸에 무리도 많이 가고 또 바꾼 스윙이 영글기 전이라, 골프장에서 내기 골프 실전 라운드에 임하면 ‘이번만큼만 옛날에 하던 편한 스윙을 하고, 연습장에 돌아가서 고치자’ 라고 마음을 먹게 되었다.
결국 그는 옛 스윙과 새 스윙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다가 몇 달 후에 거의 백돌이가 되어 나를 찾아와 하소연을 하게 되었다.

1. 무리한 스윙 변화는 금물
최경주 선수의 말이다.
“꾸준한 치료와 운동으로 올해 초에야 몸이 정상으로 돌아왔고 체중은 감량 때보다 5㎏ 늘어난 88㎏을 유지하고 있는데 통증이 사라지면서 그렇게 안 되던 스윙이 제대로 되기 시작하더군요.” 감당하기 어려운 경험을 한 최 프로는 “젊은 선수들에게 ‘너무 잘 치려고 이것저것 한꺼번에 바꾸지 마라. 몸이 아프면 아무것도 안 된다’고 충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0 마스터즈에서 최 프로는 부드럽고 기본에 충실한 스윙을 했다.
어드레스부터 피니시까지 불필요한 힘을 쓰지 않고 몸의 회전력을 최대한 이용해서 치는 스윙이었다.
이것이 마스터즈에서 우승경쟁을 벌일 수 있었던 동력이었다고 그는 말했다.

2. Body friendly Swing
시니어들이라면 옛날 수도가 없던 시절의 펌프 물을 퍼 올린 기억이 있을 것이다.
말라버린 펌프를 작동시키기 위해 펌프 안에 한 바가지의 마중물을 넣고 펌프질을 하면 금방 파이프를 타고 물이 올라오던 바로 그 기억일 것이다.
 나는 수년간 노인복지관에서 노인들에게 골프를 가르쳐 드렸는데 연세들이 많아서인지 수시로 몸 따로 마음 따로가 된다.
그래서 내가 노인 수강생들에게 ‘아주 몸 편하고 마음 편하게’라는 말씀을 자주 드렸다.
왼팔이 심하게 구부러지면 어떻고, 체중이 조금 오른발에 남은들 무슨 큰 문제가 되느냐고 위로를 드렸었는데, 오히려 그 분들이 각자의 신체적 조건이 허용되는 범위 안에서 최선의 노력을 하고, 어깨 회전을 잘 하려고 배를 돌리기도 하니, 몸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도 체중이동과 템포가 좋아져서 볼이 잘 날아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것을 ‘내 몸에 편한 스윙’(Body friendly Swing)이라고 설명해 드렸다.
골프는 모름지기 편안하고 쉽게 치는 것이 현명하다.
“골프에서 가장 성공적인 플레이 방법은 쉬운 방법으로 치는 것이다.
Harry Vardon
(The most successful way to play golf is the easiest way.)
<골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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