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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규식
(그레이스 웨이브 교회 담임목사)

 

우리는 하루하루를 습관처럼 살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아직까지 한 번도 살아 본 적이 없는 미지의 시간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전지하신 하나님 밖에는 알 수 없는, 무슨 일인가가 우리의 앞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우리를 긴장시키고 있으며 인생의 새로운 의미를 찾게 해줍니다.
특별히 이와 같은 시대에 이민교회를 시작하여 개척교회를 섬기고 있는 저에게 있어서는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교회상을 정립함에 있어 지난 1세기 동안 많은 사역을 감당해온 이민교회를 점검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 기독 언론인협회 정기 포럼에서 유의영 교수가 이민교회에 대한 평가를 발표한 내용이 아주 공감이 되기에 소개하기를 원합니다.
(이하는 유의영 교수의 발표내용입니다) 미주 한인교회들의 활동을 점수로 매긴다면 어떤 성적이 나올까? 교회 연합활동-F학점. 2세 목회-F학점. 커뮤니티사업 참여-D학점. 공동체 성격-D학점....
칼스테이트 LA 사회학과 유의영 교수가 매긴 이민교회의 형편없는 점수들이다. 그러나 잘하는 것도 있다. 1세 자신들을 위한 사업과 해외선교는 A학점을 맞았다.
미주기독언론인협의회가 ‘21세기 미주 한인 교회의 미래상’이란 주제로 지난 10일 마련한 정기포럼에서 발제자로 초청된 유의영 박사는 1900년대 초 한인 이민역사의 시작으로부터 2000년 현재에 이르는 100년 역사동안 한인교회의 내적, 외적 모양과 문제점을 분석하고 미래 한인교회가 지향해야할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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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미주한인사회와 역사에서 교회가 차지하는 위치와 영향력은 대단히 큼에도 불구하고 교회들은 개 교회 성장에만 치중할 뿐 연합 사업이나 커뮤니티 사업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타인종 지역 사회와의 관계에서도 매우 소극적이라고 지적한 유 박사는 또한 교회내에 빈부 계층화 현상이 뚜렷해 끼리끼리 모이는 모습이 두드러지는데 이것은 초대교회의 공동체 성격과는 전혀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유박사는 또 ‘한인교회는 역사의식이 부족하고 2세들을 위한 한국어교육과 이중문화교육에 실패했다’고 전제하고 이미 미주 한인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2세를 위해 21세기에 한인교회가 해야 할 일은 2세 목회를 위한 과감한 예산투자. 이민신학의 정립. 2세를 끌어들일 수 있는 화목한 분위기 조성. 싸우지 않는 교회의 롤 모델 제시. 1세의 영어화와 2세의 한국어화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유 박사는 “1세들 중심으로 시작된 초기이민교회는 70년대 들어 새로운 이민자들이 들어오고 2세들이 교회를 떠나면서 완전히 없어졌고 새로운 이민교회가 시작됐다”고 설명하고 이처럼 2세들이 계속 쫓겨나고 1세 위주로만 교회가 유지된다면 앞으로 1세들이 없어질 때 이 많은 교회들이 다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며 “초기이민교회의 역사를 깊이 연구하는 것이 현재의 교회 현실에 비추어 미래의 교회를 전망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더 큰 문제점은 현실적으로 심각하다는 것은 알고 있으면서도 정작 그 문제점들을 해결해야할 솔루션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더욱 심각하다는 것입니다. 이미 500명이 넘는 신도를 보유한 교회들은 굳어진 전통과 체제 때문에 변화를 원하면서도 망칠까봐 두려워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니 이대로가 좋사오니 우리 죽을 때까지는 편하게 살자는 것이지요. 결과적으로 그 다음 세대가 이 교회를 계승하든지 말든지 우리의 자녀들이 이 교회를 지키든지 떠나든지 관심 밖이라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우리 민족이 가지고 있는 병폐이자 고질병은 “우리만 할 수 있다”는 편협된 사고방식입니다. 사실 한 교회가 감당한 수 있는 사역은 한계가 있습니다. 모든 것을 다 감당할 교회가 이 세상에는 없습니다.
그러기에 교회마다 독특한 목회철학이 있고 그 교회가 존재하는 한 펼쳐나갈 비전이 있어야 하는 것이며 때로 함께 협력해야만 하는 분야들도 많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교세를 자랑하는 교회들은 모든 것을 자기들만이 할 수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으며 뿐만 아니라 목사들이 주도하는 ‘내 교회 의식’의 주입으로 다른 교회와 함께 나눈다는 것은 너무 이기적이다 못해 고립주의(개교회주의)로 빠지는 경향들이 심히 이민교회의 앞날을 어둡게 합니다.
그러나 여러분! 이런 교회는 없을까요? 첫째, 2세들을 주역으로 세워주는 교회, 둘째 패밀리 워십을 통해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고 믿음의 유산을 자녀들에게 물려주는 교회, 셋째 은사대로 팀을 이루어 평신도가 함께 목회하는 교회, 넷째 커뮤니티를 위해 봉사하는 교회, 다섯째 딸을 키워 시집보내듯이 교회가 어느 선에 성장하면 목사와 성도들을 떼어내어 지 교회를 세워주는 교회, 여섯째 교회와 교회가 네트웍으로 연합하여 선교와 사회봉사를 펼쳐가는 교회 말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살아있는 이 시대에 분명히 이와 같은 교회가 세워질 것을 기대하면서 앞으로 계속해서 지면을 통해 여러분에게 도전을 드릴 것입니다.
<크리스천뉴스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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