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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지일 교수
<부산 장신대 교수>
<월간 현대종교 고문 겸 편집장>


지난호에 이어

7. 신천지가 커밍아웃하고 있다!

월간 「현대종교」의 2006~2009년 기간 동안의 상담제보 통계에 따르면, 연평균 25% 이상이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에 관한 제보상담이었다.
이는 한국교회에 신천지가 어떤 피해를 주어오고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신천지의 비상식적인 포교활동은 그 정점에 이른 듯하다.
그 동안 비밀스럽게 포교하던 전략을 변경해, 공개적인 장소에서 신천지 이름을 걸고 세미나를 개최한다.
더욱 우리를 당황스럽게 하는 것은, 목회자를 직접 찾아와 이만희씨의 육성이 담긴 CD를 주고 가거나, 교회를 찾아가 교인들에게 신천지 홍보물을 직접 나눠주기도 한다. 이로 인해 최근 한국교회가 적잖게 당황하고 있다.
이러한 공개적이고 공격적인 포교 이유를 두 가지로 분석할 수 있다.
하나는 신천지가 더 이상 숨을 수 없어 양지로 커밍아웃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최근 이만희씨의 건강악화로 인한 내부결속을 위해 무리한 포교전략의 승부수를 띄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천지의 내부사정 여부에 관계없이, 신천지 경계경보를 해제하기에는 여전히 시기상조인 것은 분명하다.
하나님의교회와는 달리, 신천지가 장기적으로 존속될 가능성은 다소 부정적이다.
하지만 신천지로 인한 피해를 수습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이제는 한국교회가 신천지의 비상식적이고 공격적인 포교전략에 수세적으로 방어하는 시기를 넘어, 신천지 피해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치유와 회복 프로그램의 운영을 논할 시기가 되었다.
신천지의 비상식저인 포교활동은 대상과 장소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일단 신천지에 미혹되면 6개월여의 교리교육 과정을 거치게 되고, 이 기간을 시작으로 가정불화와 가출이 빈번하게 일어나기도 한다.
입수된 신천지 내부 교육동영상은 소위 “산 옮기기” 작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그 내용은 50여명 이하의 교회를 통째로 먹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한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정상적인 종교단체는 아닌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안타까운 사실은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교세는 5만 내외를 결코 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천지 신도들이 애타게 기다리는 144000의 그날은 요원하기만 하다.
신천지는 대상, 장소,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들의 비상식적인 포교활동이 소셜 네트워크에서도 예외 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만화로 만들어진 홍보물로부터 성인들을 위한 초급, 중급, 고급용 신천지교리 강의동영상들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유포하고 있다.
신천지 전국 12지파 별 네트워크를 운영하며 포교와 조직 관리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문성이 드러나는 세련된 각종 신천지 선전용 자료들이 진짜 바로알자 신천지(http://cafe.naver.com/scjschool/) 등의 신천지 선전용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광범위하게 유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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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이단코드에 맞설 교회코드가 필요하다!

소셜 네트워킹은 현대 한국사회의 대표적인 문화코드(culture code) 중 하나이다.
문화인류학자이며 정신분석학자인 클로테르 라파이유는 그의 저서 『The Culture Code』를 통해, 미국인의 생활 속에서 발견되는 공통된 문화코드를 마케팅에 적용하는 시도를 한다.
미국 사회학계의 석학인 로버트 벨라도 미국의 개인주의를 날카롭게 분석한 『Habits of the Heart』에서 유사한 시도를 했다.
이러한 분석과 접근을 통해 다양성을 특징으로 하는 미국사회는 사회적 공통분모를 찾아 나아가는 한편 다양한 경제문화활동에 실제적으로 적용해 오고 있다.
다양성의 미국사회와는 달리, 동질성을 특징으로 하는 한국사회에도 이러한 문화코드가 존재한다.
주창윤은 『대한민국 컬처 코드』에서 2000년대 한국사회를 읽는 다섯 가지 코드, 즉 “유목민 코드”(인터넷을 떠도는 블로그, 카페), “참여 코드”(월드컵, 촛불시위), “몸 코드”(몸짱, 얼짱), “섹슈얼리티 코드”(동성애), “역사적 상상력 코드”(실미도, 선덕여왕) 등을 통해 한국사회를 분석한다.
한편 한국이단들의 특징을 보여주는 이단코드(cult code)도 있다.
최근의 이단코드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이들에 대한 효과적인 대처가 불가능하다.
최근 사회봉사활동을 통해 사회의 공신력을 얻어가고 있는 이단들에 맞서 교회가 보다 더 사회적인 순기능을 해 나아가지 않는다면, 끊임없이 진화(進化)하며 업그레이드하는 이단들에 대한 대처는 점점 어려워질 전망이다.
교회의 본질은 이단 비판과 대처가 아니라, 말씀 사랑과 실천이 우선이다.
이단을 어떻게 섬멸하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그리스도의 순결한 신부로 살아가느냐의 문제이다.
이단 논쟁보다도 교회의 본질 회복이 중요하다.
오늘날 한국사회의 문화코드와 한국교회의 이단코드에 대항할 수 있는 건강한 교회코드(church code)의 생성을 가능하게 하는 건강한 기독교 소셜 네트워크의 활성화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9. 대안적인 이단대처네트워크가 필요하다!

디지털 강국 대한민국의 이단들도 소셜 네트워크를 이용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최근 주목을 받으며 성장하는 이단들은 예외 없이 온라인에서 자신들의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네트워크를 이용해 밖으로는 포교활동을, 그리고 안으로는 내부 통제와 교육에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디지털 시대의 주역인 다음세대는 이단들에게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함께 청장년에 이르기까지 장소와 대상에 제한 없이 이단들의 미혹에 노출되어 있다.
디지털 세상에서 이단들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우리를 찾아오고 있다.
한국교회 차원의 구체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첫째, 교회 홈페이지 등의 네트워크를 통해 이단예방교육 자료의 게시와 공유가 활성화 되어야 한다.
여러 교회들이 최근 문제가 되는 이단들에 대한 동영상 교육 자료들을 홈페이지 전면에 게시하는 것만으로도 이는 이단의 교회침투를 막는 경고가 될 수 있다.
둘째, 교회언론은 지속적인 이단관련 기사를 온·오프라인으로 게시하는 동시에, 트위터 등의 자체적인 기사공유 네트워크를 통해, 최근 이단들의 동향을 수시로 알려 이단들의 피해를 예방하고 경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한국교회는 이단피해자들이 운영하는 소셜 네트워크에 관심을 갖고 후원해야 한다.
이단피해자들과 가족들은 가장 적극적으로 이단에 맞설 수 있는 이단 대처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교회와 이단피해자들과의 교류와 협력은 이단대처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글로벌이단대처네트워크의 구축이 필요하다.
한국이단들의 폐해는 국내에 머물지 않고 세계화되고 있다.
세계의 교회, 이단연구자, 이단피해자 등이 사이버 공간에서 이단대처를 위한 소셜 네트워크를 구성해, 각 지역에서 발생하는 이단문제를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디지털 시대, 영향력 있고 건강한 기독교 네트워킹이 이단에 의해 드리워진 소셜 네트워크의 그늘을 걷어낼 수 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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