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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호와의증인 신도였다가 행위구원과 율법주의, 시한부종말론에 환멸을 느끼고 탈퇴한 노모씨 부부가 25일 손을 잡고 걸어가고 있다.



“여호와의증인은 ‘1975년 인류 종말의 때가 확실하다’고 가르쳤습니다. 교리중독에 빠지니 정말 보이는 게 없었어요. 주변에선 쌀 라면 등 생필품을 사재기하고 보험도 모두 해지했습니다.”


여호와의증인 신도였다가 80년 탈퇴한 노모(61)씨는 25일 인터뷰에서 75년에 겪었던 시한부종말론 해프닝부터 털어놨다.


노씨는 “그때는 정말 종말이 온다는 위기의식에 매일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포교했다”면서 “종말의 긴박감 때문인지 신도들은 집단 최면 상태에 빠져 있었다”고 회고했다.


시한부종말론은 불발에 그쳤고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


심지어 43년이 지난 지금도 조직은 유지되고 있다.


노씨는 그 비결이 신도들의 ‘교리중독’과 ‘본전심리’에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도박판에서 돈을 잃다 보면 어느 순간 ‘이거 사기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지만 본전 생각에 자리를 털고 일어나지 못한다”면서 “마찬가지로 여호와의증인 신도도 시간과 물질 등 모든 인생을 바쳤음에도 인생 밑천이 바닥날 때까지 포기 못하는 상태에 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도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언젠가 한번 ‘대박’이 터질 것이라며 1914년을 기점으로 연대 계산을 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노씨의 아내 조모(67)씨는 “조직에서 나와 보니 시한부종말론은 신도 감소를 막고 믿음이 적은 사람들을 지탱하며 조직이 나태해지지 않도록 독려하는 역할을 했다”면서 “한심한 건 43년 지난 지금도 그걸 써먹고 있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노씨 부부가 10년 넘게 여호와의증인 신도로 생활하다가 탈퇴한 것은 그들이 강조하는 행위구원과 율법주의에 환멸을 느꼈기 때문이다.


성경보다 ‘파수대’ 등 간행물과 조직지침을 우선시하는 이중성도 참을 수 없었다.


노씨는 “어느 날 예수의 흔적이 아니라 여호와의증인 ‘센서’가 나를 움직인다는 생각이 엄습했다”면서 “거짓종교라 배웠던 정통교회에서 흘러나온 찬송가 ‘나 같은 죄인 살리신’을 듣는 순간 행위구원의 가식을 벗어던지게 됐다”고 회고했다.


노씨 부부는 탈퇴 후 배교자가 됐고 생활고가 닥쳐왔다.


신도인 가족 친척 친구와 대화가 끊겼다.


참진리를 찾겠다며 안식교 통일교 모르몬교 등을 배회하다가 정통교회에서 십자가 구원의 진수를 깨닫게 됐다.


초창기에는 막노동을 했지만 지금은 전기시설 업종에서 일한다.


조씨는 “여호와의증인에서 탈퇴했을 때 겪는 충격은 삶의 모든 터전을 버린 탈북민이 남한에 왔을 때 받는 충격과 비슷할 것”이라면서 “사회에서 홀로 방황하다가 ‘이단 금단현상’을 극복 못하고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노씨는 한국사회에 여호와의증인의 실체를 똑바로 알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여호와의증인은 이탈자에 대해 공개 책망과 제명처분, 배교자 낙인찍기, 가족 간 대화 단절 등으로 철저히 응징한다”면서 “부모와 자식 간 대화까지 막는 사이비 종교가 병역을 기피하기 위해 ‘양심’이라는 단어를 함부로 들먹여도 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여호와의증인 신도들은 오늘도 사이비 교리에 빠져 맹목적인 충성을 하고 있다”면서 “그들이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만 구원받는 진리에 눈뜬다면 잘못된 인본주의 사상은 벽돌 무너지듯 와르르 무너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씨는 이메일로 상담을 받고 있다(joon9002@daum.net).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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