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16만 원으로 생활, 월세 50만 원은 카드 돌려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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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자립 교회는 각 교단별로 30~40%에서 많게는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알려지지 않은 미자립 교회들이 많아, 정확한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론이 대형교회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대다수 교회는 교회 존립조차 위협받고 있는 미자립교회들이다.
CBS는 한 주 동안 미자립 교회의 실태를 살펴보고, 문제점과 대안을 모색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경기도 부천시에 있는 한 교회. 교회 곳곳에 곰팡이는 물론 파손된 부분이 그대로 방치돼 있고, 예배당 옆에 마련된 사택은 난방이 안 돼 냉기가 가득하다.
이 교회는 개척 19년째를 맞았지만, 교인은 8명. 교회 인테리어나 난방은 꿈도 꿀 수 없다.
최재수 목사(평화교회)는 "빚은 계속 쌓이고, 갚을 길이 없으니 재정적으로 어려워지고, 악순환이 계속 되는 것"이라며 "결국 은행에서 날라오는 독촉장을 피할 수 없어 지난해 파산 신청을 했다"고 말했다.
이 교회 한춘매 사모는 1주일에 4만 원밖에 안 되는 돈으로 생활을 하며 목회 뒷바라지를 했지만, 걷은 것은 직장암이라는 청천벽력같은 선고였다.
한 사모는 인공 항문을 옆에 끼고 생활하는 불편보다 성도들을 더 잘 돌볼 수 없는 미안함에 더 가슴아파 한다.
경기도 고양시의 한 지역 사회 복지관에서 만난 지순철 목사.
지 목사는 인근 복지관에서 실시하는 무료급식소를 찾아 일을 돕고, 협찬 받은 도시락으로 인근 독거노인들과 가난한 교인들을 돌본다.
그는 파지를 주워 고물상에 팔고, 플라스틱과 깡통은 모아서 공부방 아이들에게 간식을 제공하고 있다.
지 목사가 목회하는 교회는 가건물로 지어져 인근 야산에서 구해온 나무를 때며 난방을 하고 있었다.
지순철 목사는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을 돌볼 수 있어 기쁘지만, 월세 50만원을 마련하지 못해 신용카드로 돌려막기를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버겁기만 하다.
한국교회가 성장만을 고집하며 쉴새없이 달려 온 사이 수많은 미자립 개척교회들이 존립 위기에 처해있다.
목회자들의 사명감만을 강조하며 버티라고 하기에는 현실이 너무 힘들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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