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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욱 <바리톤>


2. 성가대를 위한 제안들
지금까지 날카로운 칼을 가지고, 성가대에 대해 비평을 했다. 이 글이 해결책이나, 새로운 길에 대해 제시를 한다면 날카롭고 하나님이 보시기에 합당한 비평이 되겠지만, 충분이 납득이 갈만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이 글은 그저 비난의 글로 끝날 수 밖에 없다.
필자는 그동안의 경험과, 여러 클래스들을 통해 신학생과 음악학도들이 제시했던 방법들을 정리하여 보고자 한다.
각 교회마다 사정과 문제의 경중이 다르므로 필자가 제시하는 모든 방법들이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단순히 성가대가 노래를 잘하면 된다는 방식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성가대를 둘러싼 모든 것들, 예배를 있어서 성가대와 연결되는 모든 상황들에 대해 문제성과 대안들을 제시함으로 가급적 많은 교회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한다.
왜냐하면, 노래를 잘 하는 성가대는 한국 교회 전체에 있어서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부터 엘리트 코스를 마친 소위 말하는 예고를 졸업하고, 명문대를 졸업하고, 외국의 좋은 학교로 유학을 갔다 와서, 큰 교회의 성가대를 맡아 이전부터 잘하던 성가대를 더 잘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지휘자는 극히 소수이고, 이들은 자신의 성가대를 어떻게 키위야 할지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그들을 위한 제안은 필요하지 않다. 필자가 제안을 하고 싶은 교회는 일반적인 교회들, 다시 말해 지휘자가 지휘전공이 아니거나, 자신의 전공 외에 아는 바가 많지 않은 보통의 음대 졸업자들, 또는 음악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음악에 조예가 깊은 사람들, 아니면 목회자가 이 역할들을 대신하는 교회들을 말한다.
이러한 지휘자 또는 지도자를 둔 교회 성가대는 큰 교회의 대형 성가대가 가지고 있는 것들에 비해 한 두 가지 모자란 부분이 존재한다.
그러한 부분들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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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주변조건들에 대해
지금부터 다룰 조명, 영상, 그리고 음향에 대해서는 이 후에 깊게 다시 논의하고자 하기에 여기에서는 성가대와 연결되는 부분만을 간략하게 살피고자 한다.

Ⅰ) 조명
 이전 시대의 교회에서 조명은 단지 켜지고 꺼지는 단순한 역할만을 해왔고, 시대가 지나면서 밝기의 정도에 따라 사용하는 용도가 다르고, 빛을 만드는 재료에 따라 또한 용도가 다르고, 빛이 나가는 방법에 따라 용도가 다른 다양한 조명들이 나오게 되었다.
교회 예배를 위한 조명과 설교자를 위한 조명들에 대해서는 이후에 다룰 것이지만, 성가대에 필요한 조명에 대해 이 장에서 말하고자 한다.
빛이 충분히 밝지 않으면 청중들은 눈의 피로감을 금방 느끼게 된다. 특히 30~40분간 집중해서 봐야 하는 설교자의 경우 이 문제는 더 심각하게 느껴질 수 있다.
3~5분간 넒은 면적의 성가대를 비추는 조명과 30~40분간 한 사람만을 비추는 조명은 당연히 조금 다르긴 하겠지만, 교회의 규모나 예산으로 가능한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먼저, 성가대 전체에게 골고루 조명을 비추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현장에서 눈으로 볼 때, 조명이 닿지 않는 구석에 있는 사람들-빛의 바로 뒤에 숨은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다-은 사람의 눈에는 어둡긴 하지만 형체는 구별할 수 있다.
하지만, 카메라에 담긴 영상은 그렇지 않다.
사람의 눈처럼 빛을 강약을 자연스럽게 조절할 수 없기 때문에 밝은 부분에 초점을 맞추면 어두운 곳에 있는 사람은 보이지 않고, 어두운 곳에 초점을 맞추면 밝은 곳에 있는 사람은 형체도 없이 하얗게 나올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가대에 필요한 조명은 직진성이 있는 조명보다, 넓게 퍼지는 조명이 더 좋다.
조명 한 개가 담당할 수 있는 면적이 있기 때문에 사용할 면적만큼 조명의 숫자가 늘어나야 한다.
또한 조명이 너무 높게 달려 있으면 빛과의 거리만큼 빛은 약해지고, 조명이 머리 위쪽에서 비춰지면 눈과 코에 그림자가 지고 얼굴이 선명하게 나오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조명이 정면에서만 비췬다면 성가대원은 눈이 부시다고 말할 것이고, 성가대원들에게 지휘자는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조명의 높이와 조명의 방향은 실제로 사람들이 있을 때 하나씩 비춰보면서 높이와 방향을 결정해 주는 것이 좋다.

Ⅱ) 음향
최근 교회의 건축물들을 보자면, 자연적 울림을 강조하는 성당풍의 구조보다는 스피커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콘서트 홀 구조를 선호하는 것 같다.
교회의 크기가 클수록 후자의 구조를 선호하며 중, 소형의 많은 교회들도 이러한 구조를 따르고 있다.
교회들이 카메라를 사용하고, 스크린에 영상을 쏘고, 성가대 보다는 찬양팀을 선호 할수록 이러한 현상은 더더욱 두드러진다.
음향업계에 있는 사람들이 교회가 없다면 우리는 굶어 죽었을 것이라고 할 정도로 많은 교회들이 이러한 고가의 음향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문제가 하나 있다.
음향 설비는 이미 갖추어져 있는데, 정작 그 기계를 다룰 전문가는 거의 없다.
단지 음향 시스템의 페이더(fader: 소리의 크기를 조절하는 위 아래로 움직이는 일자형 volume controller)를 올리고 내리는 것 만으로 교회에 꼭 필요한 음향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소리의 고음과 중음 저음역의 소리들의 균형을 맞추어야 하고, 카펫이 많이 깔려서 울림이 없는 교회라면reverberation(reverb:리벌브 라고 부르며, 울림이 없는 공간에 울림을 인위적으로 만들어주는 effecter)이 필요하고, 담임 목사님이 소리를 크게 내어 설교를 하신다면 compressor(콤프레서: 강한 입력값과 약한 입력값을 평준화 시켜주어서 갑자기 나는 큰소리나 작은 소리를 보정해주는 effecter)를 사용하여 스피커나, 청중의 귀에 무리가 덜 가도록 조절해 주는 것이 좋다. 특히 울림이 없는 교회들의 성가대에게 있어서 effecter는 교회 건물이 가지는 단점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
러나, 음향 설비가 가지고 있는 매우 다양한 기능들을 전혀 사용하지 못한 채, 음성 확성 만을 하고 있는 교회들이 매우 많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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