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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안팎으로 보이는 한 노신사가 지난 9일 “어려운 노인분들에게 꼭 써 달라”는 말과 함께 서울 명동의 자선냄비에 1억570만원짜리 자기앞수표를 기부했다.
동봉된 편지(사진)에서 그는 자신을 ‘신월동 주민’이라고만 밝혔다.
편지의 내용은 ‘이웃에게 사랑을 많이 나눠주셨지만 쓸쓸하게 생을 마감한 부모님의 뜻을 받들기 위해 기부한다’는 것.
이 노신사는 지난해 12월 4일 1억1000만원짜리 수표를 편지와 함께 자선냄비에 기부한 사람과 동일인으로 추정됐다. 편지의 필체, 수표를 발행한 은행 지점 등이 일치했기 때문이다. 2년간 이 노신사의 기부액은 2억1570만원인 셈이다.
성탄절을 앞두고 진정한 성탄절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해주는 익명의 기부자는 ‘신월동 기부천사’ 말고도 많다.
지난 2일 자선냄비 모금 계좌로 1억원이 익명으로 기부됐다.
또 신분을 밝히지 않은 한 노부부는 2009년 서울 충정로 구세군본부를 찾아 1억원을 전한 데 이어 지난해 2억원을 기부했다.
한 50대 남성은 2001년부터 제주시 일도2동과 화북동 등지에 쌀을 기탁해 왔다.
올해까지 10㎏들이 8000포대가 넘는 쌀(2억여원 상당)을 기탁했다.
전북 전주의 달동네인 노송동 주민센터에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성탄절을 전후해 50여만∼8000여만원씩 모두 2억4000여만원을 기부해온 얼굴 없는 천사도 있다.
이들의 은밀한 선행은 각종 홍보성 자선행사가 판치는 세태 속에서 더욱 빛난다.
사랑과 나눔은 얼굴을 알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사람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너희 의를 행하지 않도록 주의하라 그리하지 아니하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상을 받지 못하느니라.”(마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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