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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구유에서 사람의 몸으로 탄생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심으로 인류에게 사랑과 구원의 길을 열어준 예수 그리스도. 아기 예수의 탄생을 기려야 할 성탄절은 어느새 ‘홀리 크리스마스’ 대신 ‘메리 크리스마스’만 좇는 세태로 얼룩졌다.
이번 성탄절에는 낮은 곳으로 임하신 예수님 사랑을 실천하는 이웃들의 삶을 통해 진정한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게 어떨까.
이들로 인해 이번 성탄절이 더욱 따뜻해지길 소망한다.
내년 환갑을 앞둔 그의 나이 59세. 현직 서울공연예술고 교장인 그는 32년째 성탄 시즌만 되면 자연스레 몸과 마음이 10대 제자들처럼 바뀐다.
성탄절에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서울 동숭동 문화공간 엘림에서 공연 중인 연극 ‘빈방 있습니까’에서 32년째 정신지체 고교생 덕구를 연기하는 박재련(동숭교회) 장로.
수십년 동안 12월이면 이 모습으로 살다보니 어느새 공연 한두 달 전부터 박 장로는 말투나 행동, 생각하는 것이 ‘덕구스럽다’고 할 정도다.
그럼 ‘덕구스럽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그 아이는 참 순수합니다.
만삭의 마리아가 방을 구하지 못해 마구간에서 아기를 낳으려 하자 외치잖아요. ‘빈∼방 있어요.
우리 집에 빈 방이 있어요. 마구간에 가지 마세요.’ 자신의 방,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놓겠다는 아이입니다.
그런 덕구의 따뜻한 마음을 나누고 싶습니다.”
미국에서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극화한 ‘빈방…’은 연출 겸 작품에서 교사를 맡은 최종률 장로가 대본을 썼다.
1970 년대 중반 교회에서 같이 연극을 하면서 만난 두 장로는 전문 선교극단을 만들어 복음을 전하자며 80년 극단 증언을 창단했고 이듬해 12월 21∼23일 ‘빈방…’을 세상에 선물했다. 지금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공연해 왔다.
박 장로는 ‘빈방…’을 사랑과 감동을 전하는 성탄카드라고 정의했다.
작품을 통해 2000년 전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오신 아기 예수의 은혜를 전하고 그것을 세상에 나눴기 때문이다.
또 세상 끝까지 복음을 전해야 할 사명 역시 깨달았다.
그래서 박 장로는 올해도 소외 이웃을 공연장에 초대했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오는 27일부터 4주 동안 미국 시카고 세인트루이스 등 중부지역 이민교회에서 자비량으로 순회공연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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