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결.jpg  

▲ 올바른 신앙언어는 교회의 정체성·건강성과 직결된다.



교회 혹은 신앙생활에서 사용되는 언어의 현주소는 어떠할까.
안타깝게도 신앙언어가 지닌 의미를 명확히 알지 못한 채 습관적으로 언어를 구사하는 이들이 많다.
올바른 신앙언어는 교회의 정체성·건강성과도 직결된다.
현재 우리가 잘못 사용하고 있는 신앙언어의 예를 한 권의 책을 중심으로 살펴봤다.

신앙언어,
정확한 뜻 알고 사용해야


최근 신앙언어의 의미와 잘못된 사용에 관해 집중적으로 저술한 책 '의미는 알고나 사용합시다(예영커뮤니케이션)'가 발간됐다.


저자 김성수 목사는 "성도나 목회자와 소통하며 얻은 경험에 미뤄볼 때, 언어의 혼동과 그것이 미치는 부정적인 결과를 실감했다"며 "보다 정확한 뜻을 알고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배드린다'와 '예배한다' 중 어느 표현이 옳은 걸까.


이런 질문들이 끊이질 않는다.


'예배드리다'는 신앙생활에서 가장 많이 듣고 사용되는 말일 것이다.
저자는 "일단 성경에 보면 예배를 '드린다'는 표현이 없다"며 '예배하다'를 성경적 근거를 가진 말이라고 해석했다.


"많은 성도들이 예배는 성도가 정성을 다해 예를 갖춰 하나님께 드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매우 잘못된 이해다.


예배는 일정한 모양을 갖추어서 '드리는' 것이 아닌 하나님의 은혜에 반응하는 역동적인 현장이다.
어원적으로 보아도 이미 예배라는 말에는 하나님의 존귀에 대한 인간의 반응이 포함돼 있다."(p 304)


'예배드린다'와 같은 습관적인 언어행위는 "오늘날 신앙생활을 교회에서 '드리는' 예배에 집중하는 삶과 생각을 낳게 한 주범일 수 있다"는 게 저자의 판단이다.


'성전인가, 교회당인가', 이에 대한 해답도 제시해 이목을 끈다. '교회당'이란 예배가 일어나는 어느 특정한 '장소'를 말한다.


오늘날 '교회당'을 가리켜 '성전'과 동일시하는 관행을 저자는 문제 삼았다.


그는 "교회당을 성전과 동일시할 때 '교회 중심적인 삶'을 최선으로 여기는 태도를 낳게 된다"며 "교회당에서 하는 일만 거룩하고 그 밖에서 하는 일은 세속적이라 간주한다.


교회공동체의 지체로서 의식하고 행동하는 한, 성도가 어디에 있든 그곳이 성전"이라고 말했다.



' 바른 표현 ' 바로 잡는 과정 필요

'잘못된 신앙언어를 바로잡자'는 말은 10여 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예장 통합은 예배용어를 바로잡기 위해 2003년 용어집을 발간했으며, 그 이듬해엔 기독교대한성결교회가, 기독교대한감리회는 바른 예배용어 연구에 나섰다.


당시 예배, 예식은 물론 기도용어 사용에 있어 오류를 범하는 경우가 많음이 지적됐다. 대표적으로 사회자(예배시에는 '인도자'), 대예배(주일예배), 헌금(봉헌), 일요일(주일), 성가대(찬양대), 자정예배(송구영신예배) 등이다.


특히 기도용어에 있어서는 '기도 드렸습니다', '사랑의 예수님', '당신' 등이 잘못 사용하는 용어로 꼽혔다.


'기도드렸습니다'는 '기도드립니다'로, '사랑의 예수님'은 '사랑의 하나님'으로, '당신'은 '하나님, 하나님 아버지'가 맞는 표현이다.


서울장신대 김세광 교수는 "한국교회 안에서 사용되고 있는 용어 중 비성서적이거나 비신학적인 낱말과 술어 등이 존재한다"면서 "문제 있는 용어들은 건설적인 방향으로 변경해야 한다.


잘못된 오류를 조사하고 바른 표현으로 바로 잡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집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