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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원천교회에서 김형석 연세대학교 명예교수를 만났다.



시대의 지성이며 99세의 나이에도 왕성한 저작 및 강연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그는 대한민국 철학 1세대로서 김태길 서울대 철학과 교수, 안병욱 숭실대 철학과 교수와 더불어 3대 철학자 겸 수필가로 불리며 학문 연구와 집필 활동에 힘써왔다. 


김 교수는 첫 수필집 <고독이라는 병>과 세기의 베스트셀러였던 <영원과 사랑의 대화>를 비롯하여, <예수>, <백 년을 살아보니> 등 철학과 신앙의 사유가 담긴 에세이를 통해 신앙인뿐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큰 사랑을 받았다. 


최근 펴낸 <선하고 아름다운 삶을 위하여>는 상수(上壽)를 앞둔 김형석 개인의 전 생애에 걸친 신앙과 인생을 고스란히 기록한 책이다. 


어렵게 인터뷰에 응해준 시대의 거목을 만나러 가는 발걸음이었기에 매서운 겨울 바람도 가볍게 느껴졌다. 




- 책에서 "인간은, 즐겁고 평탄한 세월에는 하나님을 찾지 않는다"고 했다. 

어려운 시절을 지나고 있는 한국교회는 이 시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사람이 스스로 건강하지 못하다고 느낄 때는 의사를 찾고 건강해진다. 

사회도 그렇다. 

경제가 어려워질 거다 호들갑을 떨 때는 괜찮다. 

뭐가 문제인지를 아는 거니까. 

그런데 기독교는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무엇이 병들어 있는지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 

스스로 잘하고 있다고, 나는 건강하다고 생각한다. 

한국교회는 지금 맞이한 어려움의 시간을 기독교 정신을 회복하는데 사용해야 한다. 

규모와 인원에 집착하는 교회가 아닌, 인류와 역사를 위한 진리를 펼쳐내는 곳이 되어야 한다.




- 1920년 평남에서 태어나 일본 조치대학교에서 철학을, 연세대와 하버드에서 교수직을 역임했다. 

책에서 그 과정에서 만난 이웃 종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우리가 그들에게서 배워야 할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나는 가톨릭 계열인 일본 조치대학교에서 철학을 배웠다. 

이 학교는 독일 교구에 속한 곳이었는데 기독교적인 분위기가 일절 없었다. 

내가 가르쳤던 연세대학교는 기독교 관련 과목이 있어 거의 강요하다시피 하는 예배 시간이 있었으나 조치대학교는 학문과 신앙이 완전히 구별된 곳이었다.

 이들은 가톨릭 신앙이나 미사를 강요하거나 억지로 주입 시키지 않았다. 

한때 가톨릭은 교회주의의 폐해가 심각했다. 


가톨릭의 교회주의는 인문주의와 종교개혁을 통해 거센 도전을 받았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가톨릭은 변화하지 않으면 버림받는다는 것을 체험했다. 

시대적 도전 앞에서 방향을 바꾸고 각성운동을 시작했다. 바티칸공의회 이래 가톨릭은 이러한 변화를 잘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티칸 공의회가 천명한 것은 한마디로 '교회가 사회를 위해 있는 것이지, 사회가 교회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개신교는 가톨릭의 교회주의를 극복하면서 나왔는데 요즘의 한국교회를 보면 '내 교회', '큰 교회' 중심이 되어 사회적 현안들을 외면하고 있다.

또 불교는 어떤가. 사람들이 내게 묻는다. 


"왜 스님들의 책은 잘 팔리고 목사님들의 책은 안 팔리냐?"고 말이다. 

그것은 간단하다. 


스님은 인생을 이야기하지만 목사는 교리를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불교와 가톨릭은 다른 사람이 선택한 것들에 대한 존중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다름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 


종교가 다르다고 무시하고, 교파가 다르다고 배척한다. 

그리스도인이 보여줘야 하는 것은 남을 무시하는 배타성과 교만이 아니다. 

우리는 세상을 향해 교회와 교리를 넘어 인류와 역사를 위한 진리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 줘야 한다. 


예수는 교리가 아니다. 


기독교는 인생을 위해 있는 것인데 그동안 교리에 붙잡혀 사회가 교회에 요구하는 것들을 외면해버렸다.




 - 책에서 "교리의 계란을 깨고 진리의 병아리를 낳아야 한다"고 했는데, 교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국교회에서 가능한 일일까?


한 인간으로 성경을 읽으면 거기에는 신학이나 교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신학이 없다. 

믿음과 내 안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기독교 신앙이지 신학을 따라가는 것이 기독교는 아니다. 


기독교는 인간문제와 그 해결이 되어야 한다. 

인간문제에서 출발하는 신앙이 되어야 한다. 

바울의 신앙이 여기서 출발했다. 

나도 인간문제를 통해 그리스도께 갔다. 


내가 가진 인간의 문제를 그리스도께 묻고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내 가치관을 삼았다. 

이처럼, 인간문제에서 출발하는 신앙을 가진 사람은 기독교를 떠나지 않는다. 

하지만 교회가 신앙의 전부인 사람은 교회를 떠나면 신앙이 없어진다. 


계속해서 교리에만 머문다면 사람들은 교회를 외면할 것이다. 

목회자들의 문제의식이 교리적 차원을 넘어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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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석 교수의 신간 <선하고 아름다운 삶을 위하여> 

(사진제공=두란노)



- 한국교회 회복을 위한 조언을 한다면?


성경을 보면 좋은 교회를 만들어라 큰 교회를 세우라고 하지 않으신다. 

이상할 정도로 한마디도 하지 않으셨다. 

대신 예수는 반복해서 이웃 사랑을 말씀하셨다. 

우리에게 이웃이란 누구인가? 

바로 민족과 사회다. 


도산 안창호는 민족과 나라를 사랑하는 애국심이 있었다. 

교회에 갇힌 신앙이 아닌 조국과 민족을 위해 눈물 흘리는 신앙이 있었다. 

그는 나라를 사랑함과 더불어 예수를 사랑했다. 

그런데 오늘 우리는 이러한 사랑이 없는 것 같다. 

세상은 교회를 위해서만 눈물 흘리는 기독교를 원하지 않는다. 

세상은 교리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누가 이웃과 세상을 향한 사랑을 실천하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교리 너머에 있는 인간의 고통과 어려움을 함께 나눌 때 교회에 희망이 있다.




-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는 종교적 역설의 시대. 한국교회가 취해야 할 자세는 무엇일까? 


 기독교의 진리가 무엇인가? 

하나님께 영광 돌리기 위함이 아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도움을 통해 영광을 입으시는 차원의 분이 아니다. 

예수는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것은 이웃을 위해 섬기고 희생하는 사랑이라고 가르치셨다. 

기독교 신앙과 우리의 삶이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답이 되어야 한다.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확신을 주어야 한다. 

세상 사람들은 그 해답을 얻기 위해 종교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에 대한 해답이 진리인데, 이 진리는 우리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닌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을 통해 주어진다. 


예수의 삶이 내 가치관이 되고 인생관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인생관과 가치관을 지닌 참 신앙의 사람을 사회 모든 분야로 보내는 책임을 교회가 감당해야 한다.

 



김형석 교수는 인터뷰 내내 "미안한 말이지만..." 이라는 말로 질문에 답을 해 나갔다.

 스스로 목회자도 신학 교수도 아니라며 말을 아끼면서도 조국 교회의 회복을 위한 직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의 말대로 우리의 신앙은 교회 안에만 갇혀 있는지 모른다. 


그가 말한 교회를 넘어서는 일, 인간문제를 껴안는 일이 교회를 다시 살리는 길임을 우리는 언제쯤 온전히 깨닫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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