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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몸은 ‘그리스도의 지체’(고전 6:15)다. 날마다 절제된 마음으로 영적 강건함을 지켜야 한다



한국 정부의 음주정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저 수준이다. 


음주정책 지표가 21점 만점에 7점으로 조사 대상인 OECD 30개국 중 22위였기 때문이다. OECD 국가 평균 지표는 노르웨이(9.7)가 1위이며 아이슬란드 스웨덴 핀란드 순이다. 


한국과 해외 국가의 음주 정책을 비교해 보면 우리 정부가 얼마나 ‘술 마시는 사회’에 대해 무관심한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얼마 전 MBC 에브리원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 핀란드 편에서는 음주정책이 느슨한 우리 사회의 민낯이 드러났다. 


한국에 사는 페트리를 찾아온 핀란드 친구들은 늦은 밤 찜질방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생맥주를 마시고, 야구경기장에서 맥주를 즐기며 연신 놀라워했다. 


핀란드는 술에 대한 규제가 엄격하다. 


오후 9시 이후에 술을 살 수 없다.  오후 9시 이후 술을 마시려면 주택가에서 멀리 떨어진 비싼 술집에 가야 한다.


그러나 이들은 24시간 편의점에서 값싸고 독한 술을 살 수 있는 한국을 부러워하지 않았다. 

페트리의 친구 빌레는 “밤 11시에 오트밀을 사러 상점에 가서 취객과 시비 붙을 일 없는 핀란드의 음주규제가 훨씬 더 좋다”고 했다.


미국 캐나다 노르웨이 핀란드 등은 주류판매 면허제를 시행해 한정된 장소와 시간에만 주류를 판매한다. 길거리나 공원 등 공공장소에서의 음주는 불법이며, 이를 어기면 곧바로 현행범으로 체포된다. 


술집에서도 주류 판매량은 극히 제한적이다. 


우리나라처럼 주택가에서 새벽까지 폭음하고 추태를 부리는 광경은 찾아볼 수가 없다. 

길거리에서도 취해 소란을 피우면 도둑과 똑같이 체포돼 처벌받는다. 


미국은 야외에서 술을 마시면 100달러 넘는 벌금을 내야 한다. 


알코올통제국(Alcohol Control Board) 검사관은 술집에 미성년자나 만취한 사람이 있는지 확인한다. 


이를 어기면 영업주는 엄청난 벌금을 내야 하고, 반복되면 상당 기간 영업을 못 한다. 


또 술집 종업원들은 취한 손님이 술을 주문하면 음료수나 커피를 제공하고 귀가를 종용해야 한다. 

종업원들은 취한 고객을 다루는 교육을 일정시간 받아야 한다. 


음주정책 지표가 가장 높은 노르웨이에서는 법으로 일요일과 휴일에는 전국의 상점(음식점 제외)에서 맥주를 포함한 모든 주류의 판매가 금지된다. 


매주 일요일과 모든 휴일의 전날에는 오후 3시까지만 판매가 허용된다. 

평일 슈퍼마켓 등에서는 맥주만 파는데 이것도 오후 6시가 지나면 살 수 없다. 


낮은 도수의 맥주 이외에 비교적 독한 주류들은 일률적으로 국영 주류 전문점에서 사야 한다. 


주류 전문점의 분점도 그다지 많지 않고 영업시간도 아침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짧은 편이다. 

토요일은 반나절만 판매하고 일요일은 역시 휴무이다. 음식점에서는 밤 12시 이후에는 독한 술을 팔 수 없고, 새벽 1시 이후에는 맥주와 보통 술도 팔 수 없다. 


장소와 시간에 상관없이 술을 팔고 마시는 우리나라와는 상황이 매우 다르다.


대다수 국민의 종교가 기독교인 미국 노르웨이 핀란드 등지에서 주류 판매를 엄격히 규제하는 것은 종교적인 이유에서가 아니다. 


정부는 세수를 늘리기보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우선시한다. 이로써 술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가지 폐해를 예방한다.


성경에서는 술에 대해 어떻게 말하고 있을까. 


예수님은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물로 포도주를 만드셨는데 왜 술을 마시지 말라는 거냐고 의아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성경은 술에 대해 분명하게 말한다.


 “술 취하지 말라 이는 방탕한 것이니 오직 성령의 충만을 받으라(엡 5:18)” “방탕하거나 술 취하지 말며 음란하거나 호색하지 말며 다투거나 시기하지 말고(롬 13:13)”라고 한다. 


또 술의 속성이 사람을 난폭하게 하고(잠 4:17), 바보로 만들며(잠 20:1), 가난하게 만들고(잠 23:20~21), 판단력을 흐리게 하며(잠 31:4~5), 인간을 노예로 만든다(호 4:11)는 것을 기록하고 있다.

성경은 술이 나은 죄악의 결과에 대해서도 자세히 서술한다. 


노아는 술을 마시고 추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자손들이 뿔뿔이 흩어졌고 차별 대우를 받는 비극을 초래했으며(창 9:20∼27), 롯은 술에 취해 불륜을 저질러 모압과 암몬 족속의 조상을 낳았으며(창 19:30∼38), 나발은 술을 즐기다가 여호와께 죽임을 당했다(삼상 25:36∼38). 


한국은 알코올 사용장애(알코올중독) 유병률도 세계적인 국가다.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문화적 자원이나 여가생활의 기반이 약해 스트레스 해소나 인간관계를 위해 음주를 하고, 취할 때까지 술을 마시는 습관이 그 원인이다. 


여기다 음주규제가 없어 쉽게 지속해서 술을 접해 음주 인구가 양산된다. 

한국의 알코올 사용장애 유병률은 6.2%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세계평균 4.1%보다 훨씬 높고 OECD 회원국과 비교했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주류유통 규제는 갈수록 완화되고 있다. 

편의점, 마트에서 주류를 쉽게 구매할 수 있다. 



‘맥주보이’ ‘막걸리점’ ‘편의주점’이 도입된 데 이어 패스트푸드점이나 커피전문점, 영화관 등을 중심으로 간편식과 함께 맥주를 즐기는 매장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시도가 가능한 이유는 일반음식점 영업에서 음주를 허용하는 식품위생안전법(시행령 21조 제8호) 규정 때문이다. 


휴게 영업으로 등록한 서점, 카페, 프랜차이즈 업종들이 일반 음식영업으로 전환해 주류 판매를 시도하는 것이다. 


생각하기도 끔찍한 범죄들이 대부분 주취 범죄이다. 김수철 조두순 김길태 오원춘 등은 초등학생부터 여중생, 20대 여성 등을 납치해 성폭행한 후 잔인하게 살해한 성범죄자들로 모두 술에 취해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다. 


2012년부터 5년 동안 매년 평균 24.2%의 범죄가 음주 후에 발생했다. 

음주 상태에서 발생하는 성범죄는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 동안 64%나 증가했다(2014년 검찰청 범죄통계).


음주 폐해와 알코올 중독 문제를 포괄하는 기본법이 존재하지 않는 것도 엄청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주취 범죄를 ‘심신(心身) 장애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미약한 자는 형을 감경한다’는 형법 10조 2항에 근거해 관습적으로 감형을 해주고 있다. 


음주 상태는 심신 장애가 아니다. 


스스로 선택해 술을 마신 결과다. 


주취 범죄는 가중처벌을 해 경각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술은 부모의 사랑조차 마비시킨다. 


부모의 음주는 아동학대의 중요한 위험 요인이다. 최근 10년 동안 신고된 아동학대 가해자 중엔 부모(83%)가 가장 많았고, 자녀를 학대한 부모 가운데 알코올 중독 상태는 82.7%나 됐다(2015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성경은 술 취한 자는 하나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한다고 분명하게 말한다. 


“육체의 일은 분명하니 곧 음행과 더러운 것과 호색과, 투기와 술 취함과 방탕함과 또 그와 같은 것들이라 전에 너희에게 경계한 것 같이 경계하노니 이런 일을 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할 것이요.(갈 5:19, 21)”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 김영주 회장은 “현재 일어나는 주류판매 규제완화 정책을 무관심하게 지나친다면 그것은 살인방조죄를 짓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선진국에서 시행 중인 주류판매면허제를 한국에 도입해 시행하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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