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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정부에 각 도시의 출입 대문마다 두 사람의 훌륭한 사자(使者)를 파견 배치, 콜레라 환자의 출입을 통제하고 격리수용하는 환자 집에는 일체 숙식을 하지 말도록 당부했다. 

각 세대주들에게는 집 안팎을 깨끗이 청소하고 하수구에 석회를 뿌리며, 방안에는 유황을 태우는 등 소독을 철저히 하라고 하였다. 

또 물은 반드시 끓인 물을 마시도록 했다.”


(알렌 일기, 1885년 9월 27일) 


『호러스 알렌 선교사 』는 조선 땅에 콜레라가 유행하자 발 빠르게 대처하며 당시 상황을 일기에 기록했다. 


옥성득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아시아언어문화학과 교수에 따르면 앞서 1879년 8월 부산항에 콜레라 환자가 발생해 일본인 거주 구역에 처음으로 ‘콜레라 병원’이 설치됐다. 


1883년 제물포가 개항하자 일본서 건너온 콜레라가 1885년 9월 서울까지 확산되면서 사망자가 속출했다. 


그로부터 130년 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발생 한 달이 넘어서야 확산 속도는 주춤해졌지만 지난 24일 당국의 방역망 바깥에서 환자가 속출하면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뿐 아니다.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강원도는 올 초부터 비상이 걸렸다. 


3월에는 소양강댐에서 준공 41년 만에 처음으로 기우제가 열렸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1일 최대 가뭄 피해지 중 한 곳인 인천 강화도를 찾아 소방차를 출동시켜 논에 물을 뿌렸다. 


엄습한 역병과 가뭄. 기독교인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모든 것이 잘될 거야 


우선 14세기 유럽을 살펴보자. 


당시 사회는 십자군전쟁(1095∼1270)의 후폭풍으로 민생이 파탄 나 있었고 흑사병으로 유럽 인구의 3분의 1이 사망했다. 



백년전쟁(1337∼1453)과 농민혁명(1381) 등으로 유럽 전체가 혼란에 빠졌다. 

교황은 아비뇽유수(1309∼ 1377·로마 교황청이 아비뇽으로 옮겨진 시기)를 끝내고 로마로 돌아왔다. 


희망이라곤 찾을 수 없었던 시기에 교회 역사상 가장 빛나는 ‘경건의 사람들’이 출현했다. 


‘무지의 구름(The cloud of unknowing)’을 쓴 무명작가, ‘신성한 사랑의 계시’의 저자 노리치의 줄리안, ‘그리스도를 본받아’의 『토마스 아 켐피스 』등은 오직 하나님을 바라보자는 메시지를 던졌다.  

24세의 젊은이를 상대로 대화 형식의 글로 표현한 ‘무지의 구름’은 우리가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것을 지금 당장 수행하라는 요청이다. 


그 실천은 묵상의 기도였다. 


저자는 고독과 정적 속에서 내면 생활을 훈련하라고 했다.  


잉글랜드 동부의 작은 도시 『노리치의 여수사 줄리안』 은 자신이 심한 질병을 앓으면서도 십자가에 달린 예수를 묵상했다. 


그는 예수의 고통과 죽음을 묵상하면서 영원한 하나님의 사랑을 깨달았다. 


줄리안은 하나님의 선하심을 책에 담았고 하나님만이 모든 것을 주관하시고 하나님과 함께 있으면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다(All shall be well)”라는 결론을 제시했다.  


독일의 토마스 아 켐피스는 거룩과 순박, 겸손을 통해 온전히 예수 그리스도를 따를 것을 요구했다. 

그는 흑사병과 교회 분열, 계급 간 갈등 속에서 거룩을 추구했다. 


그는 하나님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며 내면의 방을 만들라고 일갈했다.


그는 “자신에게 의존하지 말고 하나님 안에 희망을 두라”며 “불안과 고통을 느낄 때가 바로 축복의 시기”라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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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과 전염병은 

하나님의 경고 


성경에서 가뭄과 전염병은 하나님의 백성을 위한 주님의 계획이자 징계 장치로 등장한다. 

예레미야 시절 유다 땅에는 가뭄이 극심했다(렘 14장). 


당시 이스라엘 백성은 회개하며 기도했으나 하나님은 오히려 칼과 역병, 포로가 될 것이라고 하면서 이스라엘 백성의 근원적 죄를 지적했다. 


전염병은 히브리어로 ‘데베르’라는 말로 돌림병(출 9:3, 15)과 재앙(호 13:14), 염병(레 26:25) 등으로 번역됐다. 


전염병은 이스라엘 백성이나 혹은 불신앙 등을 향한 반역의 벌로 내리신 재앙 가운데 하나였다(민 14:12; 신 28:21). 전염병은 종말의 징조이기도 하다(눅 21:11).  


최근 한국교회 내부에서는 메르스와 가뭄이 동성애와 할랄푸드 유입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라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가 ‘전염병처럼’ 돌았다. 


이는 쓰나미나 지진 등 자연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등장하는 ‘심판론’의 변형이었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해석이 성경적인지는 의문이다.


송인규 전 합동신학교(조직신학)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구약시대는 신정 통치적 섭리 방식을 취했기에 (심판이) 상응적이며 즉각적이었으나 신약시대로 넘어오면서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한 중보자적 통치의 도입으로 심판 방식에 변화가 생겼다”(요 5:22)며 “오늘날 재해 등을 통한 하나님의 심판 방식은 비상응적, 유보적”이라고 말했다. 


송 전 교수에 따르면 심판의 당사자는 죄 지은 자만 해당되지 않는다. 


지난 4월 25일 발생했던 네팔 지진에는 기독교인의 피해도 많았다. 


지구상에는 하나님을 무시하고 부도덕한 일을 자행하면서도 평생 재해 한 번 당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송 전 교수는 "죄는 최후 심판의 날에 낱낱이 다루어질 것이다. 

그러나 어려움을 당한 사람들에 대해 마치 우리가 하나님인 것처럼 정죄하지는 말아야 한다"며 "지금은 기도와 구호를 통해 사랑의 손길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석 청파교회 목사도 "자신들의 편익을 위해 신을 동원하는 일이야말로 신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며 "고통 받는 이들과 함께 우는 것이야말로 참 사람의 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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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인은 고통 받는 

자들 편에 서야 


다시 '예레미야의 가뭄' 현장으로 돌아가 보자. 

하나님은 예레미야의 탄원을 들으시고, "유다의 왕들이 출입하는 백성의 문과 예루살렘의 성문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며 우상을 버리라고 외치라"고 명령했다(렘 17장). 


마치 알렌 선교사가 콜레라 환자를 격리하고 사대문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하는 장면과 흡사하다. 


'죄 바이러스'에 대한 격리 조치인 셈이다.

시편 91편은 "전능자의 그늘 아래 사는 사람들은(3절)…전염병과 재앙을 두려워하지 않는다"(6절)고 말한다. 


1895년 미국 감리교 의료선교사였던 『윌리엄 스크랜턴』은 쏟아지는 콜레라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헌신적으로 일했다. 


그는 선교사로 파송 받기 전 미국에서 지독한 장티푸스 열병을 앓았다. 


그는 누구보다도 고통 받는 환자의 마음을 알았을 것이다. 


캐나다 출신 『윌리엄 제임스 홀 선교사』는 1894년 청일전쟁 당시 부상당한 병사들과 환자들을 밤낮없이 치료하다가 과로가 겹치며 발진티푸스에 감염돼 스러져 갔다. 


당시엔 가뭄도 심했다. 


옥성득 교수에 따르면 1902년 7월 13일, 서울에서 활동하던 장로교 선교사 웰번은 "3년 만에 비가 처음 제대로 왔다"고 일기에 썼다. 


당시 중부지방은 비가 오지 않아 수확량은 3분의 1로 줄었다. 

살 수 없게 된 농민은 하와이 이민에 인생을 걸었다. 


1903년은 역병의 해였다. 콜레라와 천연두가 창궐했고 이듬해에는 러일전쟁까지 닥쳤다.


옥 교수는 "112년이 지난 지금 한국교회는 사람도 있고 돈도 있다. 교회가 무엇을 할지는 자명하다. 나라를 위해 힘써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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