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보다 더 큰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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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한결같았다. 메달을 땄을 때도, 따지 못한 순간에도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았다. 감사의 기도를 드린 뒤에는 성원해 준 관중들에게도 고개를 숙여 고마움을 표했다. 2012 런던올림픽 여자 역도 경기에서 장미란(29) 선수는 4위를 기록하며 아쉽게도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경기를 지켜본 이들에게는 진정한 스포츠 정신이 무엇인지, 크리스천들에게는 참 신앙인의 모습은 어떠해야 하는지 뒤돌아보게 했다.
경 기가 열렸던 5일 밤(한국 시간), 장 선수 어머니 이현자(54·예수사관학교) 전도사는 TV로 생중계되는 딸의 경기를 지켜볼 수 없었다. 강원도 원주시 호저면 예수사관학교에서 다른 성도들과 함께 장 선수를 위해 기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전도사는 6일 본보와 통화에서 “재방송으로 미란이의 모습을 볼 때 정말 고맙고 기특했다”면서 “출국 전에 미란이가 경기 내용이 어떻든 간에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의 표현을 잊지 않겠다고 스스로 약속했는데, 그 약속을 지켜줬다”고 말했다. 이 전도사는 이날 새벽 딸과 카카오톡으로 나눈 대화 내용을 전해줬다.
“우리 미란이 마음 고생 많았다. 한 순간을 위해서 그 많은 날 동안 애 썼어. 이제 무거운 짐 내려놓고 편히 쉬어라”(이 전도사)
“전 괜찮아유~. 후배가 옆에서 자고 있어서 내일 전화할게. 엄마도 그동안 기도해 주시느라 고생 많았어요”(장 선수)
사 실 장 선수의 이번 올림픽 출전은 그 어느 때보다 커다란 도전이었다. 현재 런던에 머물고 있는 장 선수 아버지 호철(59)씨는 출국 전에 “이번 대회에는 쟁쟁한 경쟁 선수들이 많아서 미란이의 부담이 이전보다 더 크다”면서 “미란이가 교통사고만 안 당했더라도…”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장 선수는 2010년 초, 여동생이 운전하던 승용차 뒷좌석에 타고 가다 추돌사고를 당한 뒤 목 디스크 등 각종 후유증을 앓았다. 출국 직전까지 거의 매일 물리치료를 받아야 했다.
하 지만 런던 올림픽에 대한 열정은 뜨거웠다. 장 선수는 런던 올림픽에 대한 도전의지를 다지기 위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자마자 자신의 휴대전화 뒷자리 번호를 ‘2012’로 바꿨다. 육체·심리적으로 힘이 들 때면 신앙이 늘 큰 힘이 됐다.
영성 수련원으로 유명한 강원도 태백의 예수원에도 서너 차례 다녀왔다. 장 선수가 예수원에 갈 때는 그녀의 ‘신앙 동지’이자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남자유도의 김재범 선수가 동행하기도 했다.
트 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에도 장 선수에 대한 위로와 격려, 응원 메시지가 하루 종일 쏟아졌다. 세계성시화운동본부 김철영 사무총장은 페이스북에서 “장미란 선수의 모습에서 하나님 자녀로서의 신실함을 봤다”면서 “이기든 지든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는 하나님께 맡기는 크리스천에게 실패의 삶은 없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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