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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전 목사




예수께서 이 땅에 계실 때 유대인들은 대부분 몹시 가난했다.


오천 명이 빈들에서 예수의 말씀을 듣던 중 배가 고파서 먹을 것이 있나 찾아 봤더니 그 많은 사람 중에 음식을 가진 이는 겨우 소년 한 명이었다.


그것도 그가 먹을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가 전부였다.


예수께서는 유대 군중에게 빵이나 밀가루를 나누어 주려고 오시지 않았다.


죽은 자를 살리시고, 앉은뱅이를 걷게 하시고, 눈 먼 소경을 보게 하시고 죄를 사해 주셔서 그들이 하나님을 체험하게 하셨다.


유대인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영적 주림과 갈증을 깨달았을 때 하나님의 말씀으로 그 문제들을 해결해 주셨다.


예수께서는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이는 이적을 여러 번 나타내지 않으셨다.


예수께서는 자신을 육신을 위해 밥을 먹여주는 분이 아니라,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일 전능하신 능력자로 드러내신 것이다.


이는 떡을 다 나눈 후 남은 열 두 광주리를 모두 모으게 하신 일로 알 수 있다.


그 당시는 가난해서 다들 먹을 것이 없었다.


오천 명이 배불리 먹고도 열두 광주리가 남았으니 남은 음식을 집으로 가져 가고 싶었을 것이다.
이런 이들을 향하여 남은 조각을 다 거두어 들이라고 하시는 주님 말씀은 어찌 보면 참 냉정하게 들릴 수 있다.


남았으면 집으로 가지고 가서 자식에게도 주고 친척에게도 주라 하실 것이지 왜 하나도 남김없이 거두라고 하셨을까.


그 이유는 이렇게 추측해 볼 수 있다. 사람들이 그 떡을 싸서 갖고 가서 혹시라도 “예수는 떡을 주는 사람이다”, “예수 믿으면 부자 되겠다”, “예수 믿으면 이 기근에 굶어 죽지 않고 먹고 살 길이 있다”라고 오해해서 정욕으로 예수를 좇을까 봐 그러신 것이다.


예수께서는 온종일 말씀을 전하시고 난 뒤에 “먹을 것을 나누어 주라”고 하셨다.


영적인 주림과 목마름이 해결되면, 즉 우리 안에 그 나라와 그의 의(義)가 이루어지면, 육신의 것들은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연세중앙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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