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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쾌 장로

 

“내가 다시 목회를 한다면!...”
올해 1백2세의 원로 목사님이 하신 말씀이라고 믿어지지 않습니다.
80여년 간 강단에 스셨던 원로목사가 무슨 일로 이런 말씀을 하셨을까?
지난주에는 한국의 원로목사 두 분의 입에서 나온 말씀들이 우리의 가슴에 큰 자국을 남기시는 것 같았습니다.
102세의 방지일 목사님은 내가 다시 목회를 한다면 첫째 레위기를 제대로 가르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신·구약 성경 66권을 통독할 때 성도들은 레위기가 제일 지루하다는 평들을 합니다.
필자도 비슷한 생각을 여러 번 했었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레위기였을까 하는 호기심이 발동했습니다.
방 목사님은 오늘날 현대의 예배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 보다 자신이 즐거워하는 예배의 위기가 왔다며 오늘의 예배는 경건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다음은 아가서를 제대로 가르치겠다고 하셨습니다.
이것 역시 현대사회의 가정의 위기와 관련 동성결혼은 성경에서 금지할뿐더러 우리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결혼생활을 해야 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백세가 넘으신 원로목사는 모든 것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로 그 중심이 돼야 한다는 깨달음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또 한분은 올해 97세의 충현교회 원로목사 김창인 목사의 회개의 말씀이었습니다.
충현교회의 설립자이고 원로목사이신 김창인 목사는 아들 김성관 목사를 충현교회 담임목사로 세운 것이 그의 일생가운데 최대의 실수라고 공개 사과했습니다.
김창인 목사는 원로목회자들을 위한 한 위로예배에서 “자질없는 아들을 목회자로 세우는 무리수를 둬 하나님과 교인들에게 상처를 줬다”고 고백했습니다.
무리수는 교회공동의회를 무기명 비밀투표방식이 아닌 찬반 기립방식으로 진행해 아들 김성관 목사를 위임목사로 세운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김창인 목사는 아들 김성관 목사는 “교회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라”고 호통을 쳤다고 하십니다.
본인이 소속돼있는 교단, 또는 섬기는 교회가 아니고서는 다른 교회의 속사정을 잘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더구나 아버지와 아들간의 일이었습니다.
어쨌든 문제는 그 세습의 부작용이 너무나 컸다는 것입니다.
충현교회가 아버지 목사 목회당시에는 교인수가 3만5천여 명에 이르렀고 교회의 재산도 너무도 많아 아버지 목사가 세습을 생각하지 않았겠느냐는 세간의 얘기들입니다.
아버지 목사의 욕심이 세습을 생각했을 것이고 무리한 방법으로 밀어붙였지만 아버지와 아들간의 갈등은 계속됐고 그 와중에 많은 수의 교인들이 교회를 떠나는 아픔을 겪었을 것이라는 설명들입니다.
한편에선 아들에게 세습을 무리하게 밀어붙인 장본인이 이제 와서 회개한들 용서가 되겠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죄짓고 회개하는 것보다 죄 안 짓고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 더 자랑스러운 것 아니냐는 식입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에는 때때로 비본질적인 것에 열을 올리느라 본질적인 것에서 벗어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원로목사의 회개 그 자체가 우리가 귀히 생각하고 본받을 것이지 죄짓고 회개하느냐 죄 안 짓고 회개가 없는 것이 좋으냐를 따지는 것은 본질에서 벗어난 것이라 사료됩니다.
“본질에는 일치를, 비 본질에는 관용을, 그리고 모든 일에는 사랑을...” 존 웨슬리 목사님의 말씀이 다시 생각납니다.
<본보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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