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우석 목사
<북가주 행복한 교회>
지난 달 28일은 흑인 인권 운동가 마르틴 루터 킹(1929-1968) 목사가 수도 워싱턴에 모인 약 25만명의 군중 앞에서 “I have a dream”이라는 연설을 한지 50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이 연설은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연설문 중 하나로 인정되고 있으며 지금도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킹 목사는 젊은 시절 알라배마 주 몽고메리 시의 공영버스 흑인 차별 주의에 맞서 비폭력 보이콧 운동으로 승리한 것을 계기로 전 미국의 흑인 인권운동가로 성장하게 됩니다.
‘I have a dream’을 탄생시킨 워싱턴 대행진을 비롯하여 많은 흑인 관련 인권운동을 통해 법률과 제도의 수정을 이끌어 내고 차별 받는 자들의 권리를 증진 시켰으며 반전 운동에도 참여 하였습니다.
킹 목사는 철저한 비폭력 운동을 하였으며 ‘하나님 아래 모든 사람들은 형제’라는 신념을 가지고 그 꿈을 위해 헌신하였습니다.
그런데 당시 모든 흑인들이 킹 목사의 신념에 동의 하지는 않았습니다.
킹 목사가 비교적 부유한 집안의 출신이라는 것과 신학박사 학위를 지닌 엘리트 계층이라는 편견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당시의 많은 흑인들은 ‘Islam Nation’을 앞세운 말콤 엑스(1925-1965)를 추종하였습니다.
말콤은 킹 목사와 같은 흑인 운동을 하였지만, 성장 배경과 인생 궤적은 판이하게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말콤은 어릴 때부터 주위 백인들로부터 차별과 학대를 받아 백인들에 대한 적개심을 품고 자랐습니다.
킹 목사는 흑백 인종간의 화합을 주장했지만 말콤은 ‘흑인만의 국가를 세우자’는 과격한 흑인분리를 주창 하였습니다.
킹 목사의 온건한 인권운동을 백인들과의 타협이라 비난하며 폭력적인 방법을 사용하는데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인종 차별이 미국을 지배하던 냉혹한 시대에 킹 목사는 ‘나에겐 꿈이 있다’고 한 반면, 말콤은 ‘세상은 뒤집혀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모든 것이 대비되는 킹 목사와 말콤이지만 두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주어진 것이 있었는데 그 것은 바로 두 사람이 가진 천재적 영향력이었습니다.
다만 그것을 구체화하는 신념이 달랐을 뿐입니다.
같은 시대를 살며 같은 뜻을 품었던 두 명의 지도자에 대한 후세의 평판은 아주 상이합니다.
킹 목사는 암살당한 이후에 1986년부터 그의 생일 1월 15일에 가까운 1월 세 번째 월요일을 ‘마르틴 루터 킹’의 날로 지정하여 기념되고 존경받는데 비해, 말콤 엑스는 그를 못마땅해 하던 이슬람 과격주의자들에게 살해된 후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지고 말았습니다.
누구나 똑 같은 세상, 똑 같은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다만 세상을 보는 눈과 살아가는 신념과 방법이 다를 뿐입니다.
스스로 어떤 신념으로 살고 있는지 가끔은 뒤돌아 봐야 하겠습니다.
“그런즉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여 그가 주신 책무와 법도와 규례와 명령을 항상 지키라” 신명기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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