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원배 목사
<임미누엘 장로교회>
일본에는 한, 중, 일 삼국인을 비교한 책이 문고본으로 발행되어 인기 중에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그 책에 의하면, 일본인은 장점으로 사려는 깊지만 단점으로 우유부단하며, 중국인은 단호하지만 생각이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국인은 정이 많지만 참견을 많이 한다고 합니다.
다른 두 나라는 잘 모르겠지만, 한국인에 대한 평가는 정확한 것 같습니다.
우리 민족은 참 정이 많은 민족입니다.
옛날 시골 마을은 모두가 한 가족이었습니다.
배고팠던 시절, 작은 음식도 나누어 먹었고, 어려운 일을 서로 도왔습니다.
논밭에서 일하다가 새참을 먹을 때는 길손을 불러 함께 먹었습니다.
여러 해 전 IMF 사태가 터졌을 때, 다른 나라 사람들은 금을 사 모으느라 야단이었지만, 우리 민족은 국가를 위기에서 건지려고 너도 나도 가지고 있던 금붙이를 쏟아 내놓았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한국인은 남의 일에 간섭하기를 참 좋아하는 민족입니다.
정이 많아서 참견도 많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지만 남의 일에 간섭하는 것에는 부정적인 면이 많습니다.
한국은 과거나 지금이나 남의 잘못을 고발하는 투서가 많아서, 2007년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에 무고죄로 기소된 사람은 2,171명 이었는데 비슷한 문화권인 일본에서는 10명뿐이었다고 합니다.
일본 인구가 우리의 2.5배인 것을 감안하면, 무고죄로 형을 받은 사람이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에 540배나 많습니다.
무고죄까지는 아니더라도, 남의 크고 작은 일에 참견하다가 크게 다투고 감정이 상해서 서로 상종하지 않는 경우가 한국인들이 모인 곳에는 어디에나 흔하며, 예전에는 바둑이나 장기에 훈수를 하다가 판을 깬 후 뺨을 맞기도 하고, 요즘은 딸 아들 시집 장가보내놓고 아침식사 메뉴까지 참견하다가 양가 집안싸움으로 번지기도 합니다.
우리도 한국인이기 때문에 교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참견의 관점에서 성도님들을 나눈다면 4 부류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①힘든 일은 이리저리 피하면서 간섭만 하는 분, ②일을 열심히 하면서 참견도 많이 하는 분, ③일도 안하고 참견도 안하는 분, ④일을 열심히 하면서 말이 없는 분입니다.
교회를 건강히 세우는 분들은 네 번째 부류의 성도님들이며, 교회의 화평을 유지하는 분들도 이분들입니다.
그래서 교회에는 네 번째 부류의 분들이 많으셔야 합니다.
그렇지만 교회는 다른 3 부류의 성도님들도 다함께 섞여 살아가는 것이 교회이며, 네 부류의 성도님들 모두 하나님의 소중한 자녀들이기에 서로 사랑하고 존중해야 합니다.
한 가지만 부탁드린다면, 참지 못하셔서 참견을 하시게 되면, 꼭 기억하셨다가 간섭하는 말에 책망이나 비난이 아니라, 사랑과 감사를 담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하면 교회가 평안해지고 사랑과 기쁨이 더욱 넘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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