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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현순호 목사



정이라는 말 자체가 우리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이유는 그 만큼 정에 굶주렸기 때문이다. 

정에 대한 견해는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이런 경우가 아닐까? 

한 친지가 작은 햄버거샵을 열었다. 

주위에 있는 몇 친구는 될 수 있으면 그 집을 찾아가 음식을 팔아준다.
 
다른경우, 개스 값이 비교적 싼 A 주유소에 갈 때마다 느끼는 점이 다르다.

일하는 J는 무뚝뚝한 표정에  말도 차갑다. 

그러나 다른  직원인 S는 늘 밝게 웃으며 손님을 정 겹게 대해준다. 

나는 가능한 S을  만나고 싶은 이유는 그에게서 따뜻한 정을 느끼기 때문이다. 

많은 현대인들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 전자제품을 통하여 정보를 주고 받으며 정을 나누기도 하지만 일부는 고양이나 개 또는 새를 통하여 정을 주고 받는다. 

아마도 가장 효과적인 일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오고 갈 때가 아닌가! 

그래서 혈연, 지연, 학연을 통하여 찾아 나서고  경우에 따라서는 교회에도 간다. 

그러나 기대가 큰 것 만큼 실망이  클 때도  많다. 

나는 얼마 전에 신선한 정을 느꼈다.

우리 부부가 늘 가는 헬스 쎈터 주차장에서 60세를 전후한 한 동양 부부를 만나게 되었다. 

"Are you Korean? "라는 질문을 받고 "예, 한국사람입니다" 하자 반갑다고 하며 자기의 이름을 황00라고 하며 옆에 있는 남편에게 자기집 전화 번호를 우리에게 주라고 하며 자주 연락을 하잔다. 

나는 기쁘기도 하지만 당황할수 밖에...

처음 보는 사람에게 자기집 전화 번호를 주며 자주 만나자니?  

이 곳에 자주 오느냐? 어디 사는냐? 자녀들이 가까히 있느냐? 한국교회에 나가느냐? 등 기본적인 정보를 교환하면서 내 머리에는 몇가지 질문이 맴 돌았다. 

저 분들이 여호와의 증인이 아닌가?,  사업을 하면서 우리를 손님으로 삼으려는가?, 아니면 내가 60년대 미국에 처음 왔을 때 길에서 한국사람을 만나면 너무도 기뻐서 서로 자기집으로 초청하듯 그런 경우인가?, 그 집 전화 번호를 받으며 우리 번호도  드렸다.

 나는 너무도 호기심이 커서 오늘 저녁 식사를 같이 하자고 제의 하자 곧 자기 집으로 오라고 한다. 
잘 되었다고 생각하며 더 호기심이 발동했다. 

우리는 그 집에 가서 직흥적으로 만든 칼국수를 맛있게 먹으며 오래 동안 이야기 할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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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혹시..하고 의심한 부부가 아닌것을 알게 되었고 순수하게 살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정을 퍼 주는 사람인 것을 알게 되었다. 

이 분들이 그렇게 된 동기가 있었다. 

아들 셋이  모두 그 선망의 대상인  버클리 대학을  장학금을 받으며 졸업했고 막내는 전교 학생회 회장을 할 정도로 리더쉽이 강한 아들이다. 

그런데 어느날 둘째 아들이 갑자기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나이 30 대에. 

그렇게 잘 생기고 공부 잘하고 부모에게 효도하던 아들을 잃자 모든 것이 그대로 무너졌다. 

세월이 약이라고 하듯 그 아픔이 조금씩 사그러지지만 여전히 깊은 상처는 남아있다. 

어느날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되었단다. 

먼저 간 아들은 천국에 간 것으로 믿고 현재 있는 두 아들과  더불어 열심히 살면서 남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하리라 다짐했다.

그것이 뭣일까? 

방법은 누구에게나 따뜻하게 먼저 인사하고 차라도 한잔 나눌수 있는 기회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그 런 일을 하다 보니 자신들의 아픔을 치유하는 기회가 된단다.

나를 더 놀라게 한 것은 같이 한 집에서 사는 두 아들들이다. 

깊은 상처를 입은 부모님을 위로하기 위해 부모님과 한 집에 살면서 자기 전문직에 늘 바쁘지만 가능 한 부모님과 같이 보내는 시간을 많이 갖도록 노력하며 때로는 어리광도 부리기도 한다.

또 놀랜일은 10세 미만에 미국에 온 이 젊은이들이 한국말과 영어를 완벽하게 하는데 감탄할 뿐이었다. 

주위에서 보면  공부 많이 하고 지위가 높은 자리에 있는 분들이나 그런 자리에 있었던 분 보다는 평범하게 그리고 소박하게 사는 분들에게서 따뜻한 정을 더 느낀다. 

따뜻한 햇빛이 있기에 만물이 생존하듯 따뜻한 정이 있는 곳에 사람 사는 맛이 난다. 

오늘도 나는 정를 찾아 문을 나서면서 받기만 하지 말고 주는데 인색하지 않도록  마음을  가다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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