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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배 목사




제가 시골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에 학생들은 모두 걸레를 하나씩 가지고 있었습니다.


집에서 어머니들이 헌 옷 중에 헌 옷을 골라 몇 겹으로 해서 만들어주신 걸레입니다.


하루 공부가 끝나면 우리는 방과 후에 교실과 복도 청소를 했습니다.


어떤 날은 공부 못하는 학생들이 '나머지 공부'를 한 후 청소를 했고, 어떤 날은 분반장의 지휘 아래 교실에서 앞뒤로 나란히 한 줄로 앉은 분반(分班)이 맡아서 했고, 어떤 때는 추호 같은 담임 선생님의 감독하에 반에 속한 모든 학생들이 대청소를 했습니다.


다른반들과 경쟁을 붙여 놓았기 때문에, 우리는 교실 나무 바닥을 빗자루와 물로만 닦지 않고, 깨끗함을 오래 가게 하기 위해 초를 문지르기도 하고, 엄마 몰래 들고 나온 들기름을 바르기도 했습니다.


바닥에 주저앉아, 이이는 사, 이삼 육, 이사팔, 구구단을 외면서, 바닥에 때는 물론 먼지하나 없을 만큼 깨끗해질 때까지 걸레질을 하고 또 했습니다.


그 시대에는 '청결함'이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당시 학교에서는 교실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몸가짐과 예절도 깨끗하도록 '바른생활'을 중요하게 가르쳤습니다.


비록 가난하고, 무릎을 몇 번이나 기우고 또 기운 헌 옷들을 입고 있었지만, 당시 어머니들은 우리를 몸과 마음가짐이 깨끗한 아이들로 자라게 하기 위해, 냇가에서는 빨래를 하셨고 집안에서는 회초리를 들며 무던 애를 쓰셨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시대가 바뀌며 사회의 흐름과 함께 사람들의 관심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학생들의 바른 자세와 예절은 안중에 없고, 어떻게 하든지 공부를 조금 더 잘해서 더 좋은 대학에 가는 것에 목숨을 거는 풍조가 되어버렸습니다.


그토록 소중하게 여겼던 결혼의 정조보다는 외모 꾸미기, 돈, 능력, 자유분방한 개인 생활을 훨씬 더 중시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혼전 동거나 불륜 등이 이제는 더 이상 별로 부끄럽지 않은 일이 되었습니다.


관가나 기업에서는 과거처럼 청백리가 존경받기보다는 인격에 좀 흠이 있어도 능력 있는 인재들이 각광을 받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런 사회 현상이 교회에도 들어와서 교회까지 세속화시키고 있습니다.


시대의 흐름에 물든 성도들은  '죄' 에 관한 설교를 더 이상 듣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목회자들도 '죄' 에 대하여 별로 설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신자들은 죄의 더러움을 잘 모르고, 삶의 많은 영역들이 죄악으로 더럽혀져 가고 있습니다.
미국 통계에 의하면, 이혼이나 불륜, 포르노 중독 등의 비율이 크리스천이나 비크리스천 사이에 별 차이가 없습니다.


그만큼 교회와 신자들이 세상 못지않게 세속화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냥 이대로 흘러가도 될까요?


하나님께서는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레11:45, 벧전 1:16)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을 볼 것" (마5:8) 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거룩함이 없이는 아무도 주를 볼 수 없다"(히 12:14)고 말씀하셨습니다.


거룩하신 하나님의 자녀로서 우리는 교만, 정욕, 탐욕, 미움, 시기, 분쟁, 음행 등 세상의 모든 죄악들을 멀리하며 정결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미 지은 죄악들은 철저히 회개하여서 예수님의 십자가의 피로 깨끗이 용서함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마음이 청결하므로 하나님을 항상 뵈오며 살아가는 복된 성도들이 모두 되시기를 바랍니다.



<임마누엘장로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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