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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서 목사

<방주선교교회>

 

일전에 있었던 RLF 영어회중을 위한 예수님과의 만남(Jesus Meeting) 시간에서 4명의 부탄 난민 형제들이 예수님을 영접했었습니다.
그 중에서 두 사람이 현재 생명의 삶 성경공부까지 하고 있습니다.
저는 원래 추수감사주일인 11월 21일 주일에 세례식을 가지려고 생각했었습니다. 지난 부활주일인 4월 4일에 부탄인 형제 자매들에게 처음 세례를 주었던 기억과 감격도 있었기에, 이번에도 많은 교우들과 함께 뜻 깊은 추수감사주일을 맞아서 세례를 교회에서 주려고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뜻밖에도 부탄 형제들이 야외 강가에서 침수 세례, 즉 침례를 받기 원한다고 저에게 부탁했습니다. 그것도 제가 아내의 건강 검진과 집회 관계로 출타하는 것을 알고 가기 전에 받고 싶다고 간청하는 것이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이미 구주로 영접하여 구원은 받았지만, 힌두교도로 살아왔던 삶을 청산하고, 하루라도 빨리 세례를 받고 싶어하는 그 마음을 보았기에 수락을 했습니다.
저희 교회가 속해 있는 PCA(미국장로회) 교단은 철저히 성경말씀에 근거한 개혁주의 전통과 복음주의적인 헌법(BCO)을 .지니고 있는데, 헌법 세례편에 보면, 물을 머리에 뿌리는 세례를 줄 수도 있고, 물 속에 몸을 잠기게 하는 침수 세례도 줄 수가 있다고 개교회의 목회자 및 세례 받는 성도가 세례와 침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교회에 침례탕이 없으니, 만약 침례를 받기 원하면 호수나 강가에 나가서 받던지 수영장 같은 곳에서 받아야 하는데, 예년보다 일찍 찾아 온 우기로 이번 주말 내내 비가 많이 와서 야외에서 침례받는 것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개교회에서는 침례를 행하지 않고 세례를 베푸는 장로교나 감리교 등의 교단에서도 성지 순례를 가면 갈릴리 호수에서 목회자들이 함께 간 성도들에게 침례식을 거행하는 모습은 생소한 일이 아님을 잘 알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처음 유학생으로 있던 Eugene Oregon의 한 한국 장로교 교회에서 1984년 부활주일에 세례를 받았지만, 졸업 후 산호제에 취직을 하고 당시 산호제 제일침례교회 (현 뉴비전교회)에 출석을 하게 되었을 때, 침례교 교인이 되려면 침례를 받아야 하는 규정 때문에 다시 침례를 받은 기억이 아직 생생합니다.
침례와 세례의 방법을 놓고 논쟁을 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대부분의 신학자들은 성경의 가르침은 물세례의 방법(mode)에 따라 구원이 결정되지도 않을뿐더러, 세례와 같은 의식 자체가 우리를 구원하는 결정적인 방편이 아님에 동의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다만 교단과 교파의 독특한 전통에 따라 행하는 그 방법을 존중하고 인정할 뿐인 것입니다.
 따라서 침례받은 사람이 세례받은 사람에게 마치 자신은 정식 세례를 받았고 상대방은 약식 세례를 받은 것처럼 생각해서도 안되고, 반대로 세례받은 사람이 침례받는 사람을 유별나게 의식에 집착하거나, 중세 귀족들이 생각하듯이 어떻게 사람들 앞에서 온 몸을 물 속에 적실 수 있느냐고 정색을 하는 태도도 옳지 않은 것입니다.
세례나 침례는 그리스도와 함께 옛 자아를 십자가에 못박은 사람이 그리스도의 죽음에 동참하고 다시 그리스도의 부활에 연합하는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믿음의 표현이며, 그리스도를 개인의 구주로 영접하고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기로 결신한 사람이 하나님과 교회 앞에서 작정(pledge)하는 척 걸음이며, 이제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의 지체가 되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공적인 선포인 것입니다.
어디서 어떻게 세례나 침례를 베풀게 될지 모르지만, 이제 예수를 믿고 세례를 받는 먼 낯선 땅에서 온 형제들을 진심으로 환영하고 위로하고 진심으로 축하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제 164차 평신도를 위한 가정교회 세미나를 잘 마치고 돌아가시는 참석자들에게도 주님의 은혜와 사랑이 늘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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