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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배 목사




과거 튀니지에서 시작되어 이집트, 시리아, 예멘, 터키로 퍼져나갔던 ‘아랍의 봄’은 시위, 무력진압, 테러, 암살, 내전으로 치달으며 더 큰 고통과 절망을 향해 질주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갈등에는 시아파와 수니파의 분열도 한몫을 하고 있지만, 더 근본적인 원인은 이슬람주의(Islamism)와 세속주의(secularism)의 충돌에 있었습니다. 


세속주의를 표방하는 정치, 지식 엘리트들과 군부가 하나가 되고, 이를 대항하여 신정일체의 이슬람 국가를 지향하는 이슬람 근본주의자(fundamentalist)들이 하나가 되어, 치열한 싸움을 계속했습니다.


성적 쾌락을 자극하는 영화, 팝송, 인터넷 동영상 등 온갖 세속 문화, 코카콜라와 청바지, 지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고상한’ 학문, 예술, 지식, 향락의 자유, 그리고 돈과 권력의 맛에 한번 심취했던 사람들은 세속주의의 유혹을 결코 쉽게 떨쳐버리지 못합니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이러한 세속주의를 사탄이 주는 타락으로 봅니다. 


그러나 세속주의와 싸울 때, 슬프게도 그들에게는 세속적인 수단 외에 다른 싸우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세속주의자들과 똑같이 세속적인 폭력과 테러로 싸우며, 함께 고통과 절망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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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역시 ‘생명’이 없는 종교 organization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교회와 크리스천들에게도 세속적인 쾌락, 성공, 돈과 권력의 유혹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날도 많은 크리스천들이 세상의 풍조에 물들어 살아갑니다. 


교회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세상이 교회를 세속화시키는 역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통계에 의하면 이혼, 포르노, 낙태, 혼전 동거, 가정 폭력, 성공주의, 돈 숭배, 탐욕과 정욕을 따라 사는 삶에 있어서,  ‘크리스천’과 ‘하나님이 없는 세상 사람들’ 사이에 차이가 없습니다. 


충격적인 사실이지만 아무도 별로 놀라지 않을 만큼 교회와 교인들의 세속화는 당연한 현실로 굳어져가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세상 풍조의 물결이 거세게 흐르고 있기 때문에, 가만히 있으면 나도 모르게 세속의 바다로 떠내려갑니다(히2:1). 


‘이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치 말라. 누구든지 세상을 사랑하며 아버지의 사랑이 그 속에 있지 아니하니’(요일2:15). 


그러므로 우리는 나를 세상에 빠지게 하는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과 정면으로 맞서 싸워야 합니다(2:16).


이슬람 근본주의자들과 달리, 우리는 세속주의를 배후에서 조종하는 악의 세력과 싸울 때에 세속적인 무기를 들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성령의 검 곧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 안에서 하는 기도’가 있기 때문입니다(엡6:17-18). 


생명의 말씀과 기도로 돌아갑시다. 강한 교회가 되어 세상을 변화시키고 잃은 영혼들을 구원합시다. 


다른 길은 없습니다.


<임마누엘장로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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