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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광현교수
침례신학대학교 신학과  

 

우리는 얼마 전에 부활절을 의미 있게 보내고, 이제는 오순절 성령강림절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오순절 날은 본래 ‘50일째 되는 날’을 뜻하는 펜테코스트(pentecost)로서 이는 구약에 나오는 유월절인 금요일 이튿날부터 50일째 되는 주일을 가리킵니다.
예수께서는 유월절 금요일에 고난당하시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셨다가 주일에 무덤에서 부활하신 후, 50일째 되는 주일에 약속하신 성령을 아버지 하나님께 받아 보내주셨습니다(행2:33). 이때 약속하신 것을 신뢰하며 마가 다락방에 모여 마음을 같이하여 기도에 힘쓴 약 120문도에게 예수께서 성령 침례를 주셨고, 그 결과 그리스도의 한 몸 공동체인 교회가 탄생하였습니다(요1:33;고전12:12~13).
이는 구약의 건물 성전시대가 막을 내리고, 신약의 ‘에클레시아’ 교회시대가 새롭게 열리는 뜻깊은 사건이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 아버지께서 창세전에 세우신 하나님의 그 은혜의 경륜을 따라 펼쳐진 거대한 구원사의 정점이었습니다.
그런데 성경은 ‘40일과 10일’이라는 기간을 매우 의미 있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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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40일은 어떤 일을 성취하고자 준비하는 기간이었다는 점에서 일치합니다.
노아는 40일간 홍수가 있은 후에 인간을 다루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보았고, 모세는 하나님께서 주신 제도를 세우고자 40일을 준비했으며, 이스라엘 백성은 요단 강에서 약속의 땅으로 들어가고자 40일을 준비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니느웨 사람들은 하나님이 주신 이 40일 기간에 회개하여 진노를 피하였고, 예수께서도 40일간 금식하신 후에 성령에 이끌려 시험받으셨습니다.
따라서 이 40일은 개인이든 국가든 하나님께서 새 일과 새 시대를 시작하시려고 주신 소중한 기간임을 알 수 있습니다.
나아가 10일이라는 기간도 예레미야 선지자는 여호와 하나님께 기도드린 후 10일째에 응답받았고(렘 42:7), 또 마가 다락방에 모인 약 120문도도 10일간 합심하여 기도로 부르짖었을 때에 약속하신 성령이 임하여 각 성도가 성령 충만함을 받아 경건 생활에 힘쓰고 서로 사랑하며 친교의 공동체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 성도 대다수는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에 대하여 무관심한 편인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전 생애가 ‘선재하심-성육신하심-고난받으심-십자가에서 죽으심-장사 되심-부활하심-승천하심-오순절 날에 성령 보내심-주 예수를 믿음으로 말미암는 구원사역을 통한 하나님의 통치’로 구속의 역사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마치 부활과 승천으로 예수의 사역이 끝난 것처럼 생각하는 신학적인 불명료함에서 비롯한 것으로 생각해봅니다.
이런 가운데 연세중앙교회가 부활 후 40일과 승천 후 10일 기도를 선포하고 전 성도들이 함께 연합하여 기도에 힘쓰고 있다고 하니,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번 기회에 연세중앙교회가 부활하신 주님께서 40일간 하나님 나라의 일을 말씀하셨듯이, 40일 동안 이웃을 향해 하나님의 나라 복음을 들고 나아가 영적 씨름을 하며 전도에 힘쓰길 바랍니다.
또 승천 후 예수께서 주신 약속을 순수하게 믿고 기도에 힘쓴 120문도와 같이, 모든 성도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10일 기도에 힘써서 오순절에 보이셨던 성령의 능력이 나타나 그리스도의 구원 사역을 지속하는 소중한 통로로 쓰임받으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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