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원배 목사
집안에서 남편들에게 가장 편한 장소가 화장실이라는 신문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화장실을 변소(便所, 편한 곳)라 불렀고 서양에서도 restroom이라 부르는 것을 보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남자들에게 화장실은 아무도 잔소리할 수 없는 불가침의 영역인 것 같습니다.
변기에 털썩 앉아서 신문이나 책을 펴들고 볼 일을 보는 시간의 여유로움과 편함은 남편들에게 빼앗길 수 없는 소중한 안식의 시간일지 모릅니다.
복잡하고 분주한 세상을 정신없이 부대끼며 살아가면서 여러분에게 가장 편안한 곳은 어디입니까?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쉼을 주는 장소 말입니다.
일터입니까?
집입니까?
집안에서도 정말 화장실입니까?
아니면 차 안입니까?
잠시 틈을 내서 들리는 남 모르는 해변 혹은 공원의 휴식터입니까?
제가 설교를 하지 않던 어느 주일에 저는 제가 가장 편안을 느끼는 자리가 의외로 강단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설교가 제게 익숙해서도 아니고 제가 설교를 잘 해서도 아닙니다.
생각해보면, 그곳이 바로 저의 소명의 자리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곳에서 하나님은 저와 함께 하시고 그곳에서 자신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 저를 사용하십니다.
그리고 저는 그곳에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나고 그분의 사랑과 권능을 경험합니다.
여러분이 부르심을 받은 자리는 어디입니까?
여러분의 소명이 목자/부목자라면 목장 모임에서, 제직이라면 그 부르심을 실천하는 부서에서, 엄마라면 엄마의 자리에서, 직장인이라면 빛과 소금이 되어 일하는 그 일터에서 여러분도 소명자로 설 때에, 여러분도 여러분을 그 자리로 부르신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나고 그분이 주시는 편안함과 행복을 맛보게 될 것입니다.
인공지능 알파고와 대국을 한 후 비록 패배하기는 했지만 하루 아침에 전 세계에 유명인사가 되어버린 이세돌 프로 바둑기사를 인터뷰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바둑을 두는 일은 그에게 피곤이 아니랍니다.
그 반대로 삶이 힘들고 피곤할 때 오히려 바둑을 둠으로써 쉼을 얻는다고 합니다.
그는 진정한 프로이고 바둑이 그의 천직입니다.
소명은 그와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부르신 소명의 자리는 어디입니까?
그 일을 하면 할수록 피곤이 아니라 기쁨과 행복이 넘치는 나의 부르심의 자리는 어디입니까?
가정입니까?
일터입니까?
목장이나 교회 어느 부서입니까?
그곳에서 나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 그곳으로 나를 부르신 하나님을 만나십시오.
세상에서 맛볼 수 없는, 세상이 줄 수도 없는 평안과 기쁨과 자유함을 맛보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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