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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우석 목사

<북가주 행복한 교회>


지난 두 주간은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를 막론하고 힘들었습니다. 

세월호 침몰사고로 인하여 미처 꽃보지도 못한 많은 어린 학생들이 안타깝게 희생이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자식과 사람들을 잃은 유가족들의 슬픔이 한국을 넘어 이 곳에 사는 우리들에게도 그대로 전해져 함께 슬퍼하였습니다. 

강한 조류로 인해 구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상황이 믿겨지지 않았고, 갈팡질팡 제대로 중심잡지 못하는 정부의 대응이 원망스러웠고, 사고를 낸 어른들의 무책임함에 분노하였으며, 구조를 둘러싼 온갖 루머와 난무하는 유언비어들로 이성적이고 침착한 대책보다는 증오와 비난의 소리만 가득한 현실 속에서 “대한민국이 겨우 이 정도 밖에 되지 않았나?” 하는 자괴감 마저 들게 했습니다. 

또한 물 속에서 죽어가는 생명들에게 현실적으로 기도 외에 아무것도 해주지 못했다는 자책감은 한국 사람 모두를 깊은 슬픔에 빠지게 하였습니다. 

세월호 사고는 당분간은 그야말로 국민적인 트라우마로 남아 우리 모두의 가슴을 먹먹하게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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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유다 왕국이 바벨론에 의해 함락을 당했을 때 백성들은 지금과 같은 트라우마를 겪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 언약의 백성들이 무너지다니…” 

폐허만 남은 성전과 황량한 거리에서 그 들은 절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 나라의 선지자로서 조국이 패망하는 것을 지켜만 봐야 했던 예레미야는 그 쓰라린 마음을  “여호와의 분노의 매를 맞아 고난 당한 자는 나”(애3:1) 라고 고백하며 원망스러운 마음을 쏟아내었습니다.

패망을 막으려는 자신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고 무력함과 자괴감만 남아 그를 괴롭혔습니다. 
예레미아 애가는 근본적으로 음울하고 암담한 내용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비통함과 절망의 한 가운데 빛나는 구절들이 있습니다. 

트라우마를 극복하기로 결심한 예레미야는 현실이 되어버린 고초와 재난, 낙심한 마음 등을 마음에 담아 두었더니 그것이 오히려 소망이 되었다고 고백하였습니다(애3:19-21). 

그리고 그 것으로 인해 하나님의 인자와 긍휼, 그리고 성실하심을 더욱 깨닫게 되었다고 기록하였습니다. 

처참한 순간에 하나님의 사랑과 자비는 너무 멀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 이외에 다른 희망이 있지도 않습니다. 

절망이 깊다 한들 소망의 높음을 이겨낼 수는 없습니다.  

세월호 실종자 김정민 학생의 아버지 안산동부교회 김영삼 장로님이 쓰신 글을 감히 옮겨 봅니다. 

“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요나가 물고기 뱃 속에서 하나님의 계획을 깨닫고 회개하고 나온 것처럼 돌아와도 감사하고...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정민이가 하나님의 자녀로서 구원받은 것에 감사합니다. 

이번 일로 통하여 하나님의 모든 백성들이 생사화복의 주권이 하나님께 있음을 항상 고백하고 우리의 생명이 영원하지 않음을 인식하고 잠시 있다 가는 나그네 인생 하나님의 계획 속에서 말씀과 기도의 현장, 오직 예수 그리스도 오직 복음으로 오직 전도자의 삶을 살기를 기도합니다. 
모두들 기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happypastorsuh@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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