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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우석 목사

<북가주 행복한 교회>



한국은 지난 18일부터 추석 연휴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그간 바쁜 일상에 잊고 살던 고향도 가고, 떨어져 사느라 보고 싶은 사람들도 만나서 맛있는 음식도 같이 먹는 이 시끌벅적한 추석 연휴가 이민 생활하는 우리들에게는 내심 부럽기만 합니다. 


그러나 좋기만 한 명절일 것 같지만 반갑지 않은 일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명절 음식을 만들기 위해 집집마다 특히 여성들이 많은 수고를 하게 됩니다. 


오죽하면 “명절 끝에 이혼한다”는 말이 생겼을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명절로 인한 음식 낭비와 여성들의 노동은 정도가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종종 ‘제사는 한국 문화의 일부이며 신앙과 미풍양속은 별개니까 교회 다녀도 조상들께 제사를 드려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분들이 있어서 명절 때 기독교인들을 혼란스럽게 합니다. 


전통적으로 개신교회는 조상들께 드리는 제사를 우상숭배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성경에서 죽은 사람의 영은 하나님의 심판 아래 천국 혹은 지옥, 두 갈래의 사후 세계에서만 존재하며 인간의 세계를 지배하지 못한다고 하기 때문입니다(눅16:26). 


하지만 명절 제사 의식에는 조상의 영이 인간 세계에 함께 공존하고 그들의 보살핌에 따라 후손들의 생사화복이 결정된다는 비성경적 믿음이 들어 있기 때문에 우상숭배로 규정하는 것입니다. 


성경에서는”인생의 화와 복은 지존자의 입에서 나온다”(애3:38)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기독교인들은 조상의 은덕에 의지하기 위해 드리는 제사를 폐하고, 우리의 삶과 역사를 주관하시는 유일한 분은 오직 하나님이라는 신앙고백을 흔들림 없이 지켜야 하겠습니다. 


하지만 먼저 가신 이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즐겨 드시던 음식을 나누어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 조차 우상숭배로 보는 것은 지나친 처사입니다. 


추모예배를 드리며 제사 의식이 아닌 가족 행사로써 부모공경의 도리와 이에 따른 하나님의 축복을 후손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마땅히 권면해야 합니다(엡6:2-3). 


가끔 “기독교인이 제사상에 올랐던 음식을 먹어도 되나요?”라고 묻는 분들이 있습니다. 

해답은 고린도전서 8장에 있는데 종합해 보자면 ‘먹어서 좋을 것은 없지만, 먹는다고 문제 되지는 않는다’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말씀도 있습니다. "그런즉 너희의 자유가 믿음이 약한 자들에게 걸려 넘어지게 하는 것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라"(고전 8:8). 성경에는 또 이런 말씀도 있습니다.


 "다니엘은 뜻을 정하여 왕의 음식과 그가 마시는 포도주로 자기를 더럽히지 아니하리라 하고 자기를 더럽히지 아니하도록 환관장에게 구하니 하나님이 다니엘로 하여금 환관장에게 은혜와 긍휼을 얻게 하신지라" (단 1:8-9). 


다니엘은 단지 음식을 먹는 것만으로 여기지 않고 ‘나는 하나님 기뻐하시는 일을 하리라’는 신앙 고백으로 여겼습니다. 


기독교인들이 뜻을 세우고 실천하다 보면 많은 혼란과 유혹이 따릅니다, 


그 때 선택의 기준은 하나님 기뻐하시는 일을 택하는 단호한 의지와 실천하는 용기입니다. 


즐거운 추석 되시고 명절과 제사 때 더욱 빛나는 기독교인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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