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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우석 목사

<북가주 행복한 교회>


저는 1990년 6월에 미국에 처음 오게 되었습니다. 


군에서 막 제대한 제게 선친께서는 ”더 큰 세상을 보고 배워오라”하시며 미국 행을 권하셨고,저는 여름  3개월간 어학 공부와 여행 겸해서 버클리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어학 공부보다는 여행에 훨씬 더 관심이 많았던 저는 시간이 나는 대로 여행을 하기로 마음먹고 그 첫 번째 여행지를 그랜드 캐년으로 정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입구에 들어설 때까지는 그리 큰 감흥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시야가 확 트이며 나타난 그랜드 캐년의 장쾌한 위용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버스에 내려 눈 앞에 펼쳐진 대자연의 서사시 앞에 감탄을 연발하며 사진을 찍다가 도저히 카메라에 담을 수 없는 이 장면을 마음 속에 담기로 하고 잠시 눈을 감고 서 있었습니다.


 기억 나는 대로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모습을 차곡 차곡 담다 보니, 눈 뜨고 보았을 때는 담기지 않았던 계곡을 돌아가는 바람 소리며 계곡 위를 날아가는 독수리의 날갯짓이며 이름 모를 풀과 꽃 위에 내리쬐는 강렬한 햇빛 등이 마치 장엄한 교향곡이 되어 마음 속을 파고 들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눈을 감으면 보이고 느껴지는 것이 있다는 것을 생생히 경험하게 되었고 그 때 저는 “하나님은 살아계시다!” 라는 고백을 하게 되었습니다.  

열왕기상 19장 9절부터 18절까지 선지자 엘리야가 하나님을 만나는 장면이 기록 되어 있습니다. 


엘리야는 이전에 갈멜산에서 바알과 아세라 선지자 와 850대 1의  대결에서 승리한 뒤 그 들을 그 자리에서 척살한 실로 대단하고 위세 등등한 선지자였습니다. 


그렇지만 왠지 이세벨 왕비의 위협에 겁을 먹고 호렙 산까지 도망가는 실망스런 모습도 보입니다. 


그런 엘리야에게 하나님은 바위를 부수는 사나운 바람과 지축을 흔드는 지진, 모든 것을 태워 버릴 것 같은 산불을 보여 주시지만 정작 자신의 모습을 보여 주시지는 않습니다. 


이를 의아해 하던 엘리야는 뜻 밖에도 세미한 소리, 아주 작은 소리 속에 자신을 부르시는 하나님을 만나게 됩니다. 


이 전의 엘리야는 엄청난 기적을 일으키던 스펙타클한 선지자였지만, 그런 격정적인 삶이 자신을 세미하게 부르시는 하나님 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게 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 않았을까요? 

엘리야 처럼 우리들의 삶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매일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눈 앞에서 벌어지는 예기치 못한 일들로 인해 바쁘고 격정적인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여름이 가고 아침 저녁으로 상쾌하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시간을 내서라도 지난 여름과 같은 분주하고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전능하신 하나님의 목소리에 집중해야 할 때입니다.


눈을 감으면 보이는 세상이 있습니다. 


집중하면 들려오는 하나님의 세미한 소리가 있습니다. 


말씀 묵상과 성경 공부를 통해 하나님의 세미한 소리를 듣고 깨닫는 특별한 은혜가 넘치는 계절이 되시길 바랍니다.


 “… 이스라엘아 오늘 내가 너희 귀에 말하는 규례와 법도를 듣고 그것을 배우며 지켜 행하라” 신명기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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