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순호-01.jpg

글: 현순호 목사
<S.V 노인선교회 회장>

 


그림자 처럼 따라 다니는 고향의 정을  떨칠수가 없어 10월 초 한국에 나가 굶주렸던 정을 마음껏 채우고 한 달 만에 돌아왔다. 


부요하다는 미국에서 오랜 세월 살았어도 따뜻한 고향의 정을 이 곳에서  찾지 못하는 것은 나에게 만 있는 문제인가?


 서양 문화에서는 손님이 오면 가까운 호텔에 묵게 하고 정말 가까운 분이라면 자기집 게스트  룸에 머물게 하며 몇일 같이 지내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귀한 손님이 오면 안방을 내 주고 주인은 사랑 방으로 옮겨가는 옛 풍습이 오늘도 살아있다. 


믿음 안에서 형제처럼 지내는 김ㅇㅇ 집사 부부는 자기들의  안방을 우리 부부에게 내주었다. 


몇년 전에는 같이 사는  외 아들을 아파트 게스트 룸으로 보내고  자기들은 아들 방으로 가고  우리에게 안방을 내 주더니 이 번에도 역시 그리했다.


그 것도 한 달이나 말이다. 


아침 식사가 끝나면 직접 운전을 해서  아름다은 단풍 구경을 시켜주며 가는 곳 마다 그곳의 토속 음식을 먹었는데 그 맛은 어머니의 손 맛이고 건강 음식들이다. 


따라서 그 지역의 유적지나 토산물을 볼수 있어서 책에서 못 배운 것을 새로 배우는 기회가 되었다. 


한 번 친해지면 오래 지속되는 것이 한국인의 멋이 아닐까!


우리 부부가 온다는 소식을 접한 옛 교인들이 서로 연락을 해서 많은 귀한 분들과 정을 나누고 식사대접도 풍성히 받고 구경도 많이 했다. 


그 중에도 유난히 주기를 좋아하는 이ㅇㅇ 집사가 준 책을  집에 와서  열어보니 돈 봉투가 나왔다. 


 현순호목사.jpg


그 액수는  우리 부부의 비행기 값을 비롯해 한달 쓰고도  남을 돈이었다. 

당장 전화를 해서 꾸지람을 했다. 


지금 이 집사는 늙은 어머니를  모시고 막 노동을 하며 사는 형편인데 정신 나간 일을 왜 했느냐고… 


당장 돈을 찾아가라고… 


그 전에도 선물속에 많은 돈을 넣어 준것을 떠나는 날 비행장에서 다른 사람을 통해서 되 돌려주는 일이 있었는데 이 번에는 당장 돌려주도록 했다. 


그 분은  나이가 지긋한 담임 목사를 아버지 처럼 의지해 왔고 또한 자기가 어려울 때 내가 좀 도와 주었다는 이유겠지만 나에게는 큰 부담이 되고 또 그렇게 큰 돈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내 심정이다. 


돈에 환장해서 자기 부모도 죽이는 세상, 형제간에도 갈부림을 하는 시대에 옛 성직자에게 다 주고 싶어하는 그 마음,  또한 부담이 된다고  사양하는 그 마음은 한국에서나 찾아볼수 있는 잔잔한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닐까?!


  내가 시무할 때 집사로 있던 분이 훗날 국회의원이 되어 현재 중진으로 일하는 이00 의원의 메세지를 받고 전화를 걸었다. 


찬송가가 나온다. 

지금은 국정감사 기간이라 자리를 비울수 없으니 이 임무가 끝나는 내일 사무실에 와서 꼭 기도해 달라는 간청이다. 


그 의 방 중앙에는 십자가가 높이 달려있고 책상위에는 자신이 부른 찬송가가 CD로 되어 쌓여있어 오는 방문객들에게 나누어준단다. 


그가 출판한 책 “ 꿈 나를 이끌다”는 신앙의 간증집이다. 


나는  그 와  그의 아내와  같이 간절한기도를 드렸다.


 홍수 때 천지가 물로 가득 찼으나  진작 마실 물은 귀하듯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의원들을 못 믿는 현 시점에  이 의원 만은 믿을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해 달라고 하나님께 졸랐다. 


나는 이 부부를 믿는다. 


전에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신앙으로 살려고 노력하고 국가관이 철처하고 겸손하고 더욱 교만하지 않은 것이 마음에 들었고 큰 인물이 되겠다고 느꼈다. 


 내가 고향에 간 큰 목적은 옛 친구의 병 문안이었다. 


춘천에 새로 창립된 학교에 내가 소개해서  평교사로 들어가 40년을  봉직하다 교장을 지내고 은퇴를 했다. 


얼마 전에 암에 걸려 3번이나 수술을 했고  항암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기력이 딸려 받지 못하는  85세의 친구. 


직접 찾아가서 하루 밤이라도 같이 지내고 싶어서 갔다. 


43k의 몸무게, 소파에 몸을 맡기고 힘들어하던  친구가 나를 만나자 새힘이 생겨 다른 사람이 되었다. 


이런 우정은 한국인의  끈끈한 정이 아닐까!?

사랑이 담뿍  담긴 따뜻 한 정을 미국땅에서도 서로  나누며 살고싶다.


목회자컬럼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