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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서 목사

(방주선교교회)

 

한국이 역사 이래 처음으로 월드컵 축구에서 원정 16강 진출을 이루면서 한국을 비롯한 미국 교민들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할 것 없이 대~한민국을 외치며 6월 한 달을 보냈습니다.
비록 우루과이와의 8강전에서 아깝게 무릎을 꿇었지만, 2002 월드컵 홈그라운드에서의 4강 진출이 운이 아니었음을 입증하며 이제는 세계 축구의 강호임을 보여주었습니다.
뜨거웠던 열기를 식히면서 인종과 문화의 벽을 넘고, 년령과 세대의 벽을 넘어서 월드컵이 온 인류가 함께 즐기는 세계 최대의 축제로 전 세계를 열광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미국 이민 역사가 100년을 넘어서 어느덧 이민 4세가 존재할 정도로 미국의 문화와 역사에 동화되어 가는 한국 교민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미국 이민자들 그룹가운데서 뿌리 교육을 가장 잘하는 민족으로는 유태인들을 당할 수 없다고 합니다.
지난 수천년 동안 고향을 떠나 전 세계에 디아스포라 민족으로 현지에서 생존해 오면서도 이스라엘 민족이라는 민족 정체성을 상실하지 않고 있는 모습은 수많은 이민자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 월드컵 본선에 출전한 한국 팀을 응원하고 관전하면서 이민 1세대와 1.5세, 2세가 언어와 문화의 차이를 넘어서 함께 공감하고 한 마음이 되어가는 모습들을 보았습니다.
저희 집도 두 아들과 함께 한국을 응원하면서 축구로 하나가 됨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축구만이 이렇게 여러 세대와 다 문화 사회를 하나로 만드는 것이 아님을 체험하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지난 한 주간 동안 Hero Headquarters(영웅사령부)라는 주제로 여름성경학교(VBS)를 하면서 1세 학부모와 지도자들, 1.5세 교사와 자원봉사자들, 2세 자녀들이 한 마음이 되어 축제의 시간을 누리는 모습들을 보았습니다.
2세들도 다양한 가정 환경과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에서부터 소수민족 난민 자녀들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Melting Pot의 모습을 그대로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 사이에는 그 다른 차이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하나로 묶는 엄연한 공통점이 또한 존재함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자신들이 모두 한 분 하나님의 사랑하는 자녀라는 정체성을 확인하게 된 것입니다.
디모데전서 4장 12절의 말씀이 계속 선포되었습니다.
“아무도 그대가 젊다고 해서 그대를 업신여기지 못하게 하십시오. 도리어 그대는 말과 행실과 사랑과 믿음과 순결에 있어서 믿는 이들의 본이 되십시오”
살아있는 하나님의 말씀은 아이들의 입술에서 반복되고 외쳐지면서, 마음 속 깊은 곳의 상처들과 열등감, 혼돈과 두려움의 영들이 떠나가는 놀라운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거리감이 느껴만 지던 친구들끼리 어느덧 말씀 안에서 하나가 되고,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하나가 되는 아름다운 기적들이 일어났습니다.
결코 일시적인 경기장의 영웅들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미래를 책임지고 믿음의 유산들을 이어 갈 자랑스러운 꿈나무들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눈에는 무더운 여름 날에도 어린 아이들을 위해 진땀을 흘리고 밤 잠을 설쳐가며 수업을 준비하고, 장식을 하는 믿음의 언니, 오빠, 형들이 진정한 영웅들로 기억될 것입니다.
휴가를 내고 가게 문들을 닫고 믿음의 자녀들을 위해 맛있는 식사와 간식을 만들어 주며 섬기는 부모님들이야말로 하나님 나라의 귀한 영웅들로 기억될 것입니다.
세상의 영웅들은 한 세대를 풍미하며 모든 인기를 누리고 물질적인 축복을 누립니다.
그들의 인기와 명예는 안개와 같고 들에 핀 꽃과 같아서 시간이 지나며 증발하고 시들어 버립니다.
인간들의 기억에서 조차 사라져 버립니다.
진정한 영웅은 무대 뒤에서 만들어진다고 했습니다.
시간의 장벽과 공간의 장벽을 뛰어 넘어 영원히 인간들의 마음 속에 남아 있습니다.
영원한 하늘 나라의 영웅들을 키우는 교회와 가정을 꿈꾸어 봅니다. 저 어린 아이들 가운데서 나라와 민족을 구하고, 고통받고 핍박받는 수많은 사람들의 힘이 되고, 소망과 꿈을 심어 줄 참된 영웅들이 나오길 기원합니다.
십자가의 희생 속에서 우리의 영원한 그러나 진정한 영웅이요 구주가 되어 주신 예수님을 닮아 갈 작은 영웅들을 키우는 일이야말로 무엇보다 소중하고 귀한 일임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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