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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배 목사




미국에서 한국인과 함께 일하는 멕시칸들이 가장 먼저 배우는 한국말은 "빨리빨리"라고 들었습니다.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한국어 단어도 "안녕하세요"와 "감사합니다"를 빼면 아마도 "빨리빨리"일 것입니다.


타민족에게 한국민의 특성을 물어보면, 아마도 많은 분들이 급한 성격이라고 답을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한국 전쟁 이후 폐허가 된 나라, 아프리카 케냐보다 못사는 나라, 세계 각국의 원조와 차관을 받아 겨우 지탱하던 나라, 땅덩어리도 작고 자원도 없는 그런 나라가, 반세기 만에 세계 열 번째 경제대국으로 일어설 수 있었던 원동력이 한국인의 근면과 잘살아 보자는 열정이었다면, 아마도 그 부산물은 "빨리빨리" 문화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제가 여러 나라를 다녀보았지만, 한국인들은 제가 생각해봐도 너무 급한 것 같습니다.

한국에 가보면 수많은 사람들이 분주하게 걷거나 정신없이 뛰어다닙니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을 참기 힘들어하며, 식당에서 음식이 늦게 나오면 재촉을 하거나 화를 냅니다.


여러해 전에 중국에 갔을 때 북경의 유명한 식당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식당 주인은 특히 한국 손님들을 좋아한답니다.


중국인이나 다른 외국인 손님들은 대화를 나누며 오래오래 먹고 가지만, 한국 손님들은 준비하고 있다가 음식이 나오면 뱃속에 쓸어 담듯 먹고 일어나기 때문에, 다른 손님 한번 받을때 한국손님은 2, 3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우리 한국 사람들이 원래부터 그렇게 급하고 빠른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조급성은 벚꽃처럼 확 피었다가 확 져버리는 이웃 나라 일본의 상징이었고, 우리 민족은 무궁화처럼 끈기 있고 참을성 많은 민족이었습니다.


우리 민족은 과거부터 고난을 많이 당한 민족입니다.


저희가 어렸을 때만해도 저희는 늘 오래 참아야 했습니다.


혹독한 겨울 추위를 그냥 참고 견딜 수밖에 없었고, 배고파도 먹을 것이 없으니 참는 것 외에 달리할 수 없었습니다.


새 고무신을 신고 싶어도 참고 기다려야 했습니다.


아파도, 힘들어도 가난했던 시절에 우리는 무던히 참고 또 잘 참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먹고 입고 누리는 모든 것이 너무 풍족해 졌습니다.

그와 반비례하여 인내심은 없어진 것 같습니다.


매사 참으며 살아야 했던 우리는 억울한 일을 당해도 참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즘 시대는 순간 치솟는 분노를 참지 못하여 온갖 갈등과 다툼, 폭언과 폭력이 줄지어 일어나고, 심지어 살인과 자살까지 속출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성경은 사랑의 가장 중요한 속성을 오래 참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고전 13:4).

아내나 남편이 말할 때 사랑하는 마음으로 오래 참고 들읍시다.

그리하면 뜻밖에 놀라운 일이 일어날 것입니다.


자녀들의 말에 인내심을 갖고 귀를 기울이세요. 

자녀들과 대화가 달라질 것입니다.


서로 참고 남의 이야기를 경청합시다.


상처받은 사람들이 치유되고 , 관계가 회복되고, 화평케 하는 복 있는 사람들이 될 것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저의 경험에 의하면, 기도의 가장 큰 장애물은 저의 조급증이었습니다.


기도하면서 시간을 계산하는 분은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나눌 생각을 하지 마십시오.

성경을 읽고 묵상할 때에도 조급한 마음을 버려야 합니다.


그래야 성경을 통하여 다가오시는 하나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오래 참으십시오.

오래 참는 자가 복이 있습니다.


<임마누엘장로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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