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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배 목사



올해에도 교회에 재정을 부족함 없이 풍성하게 채워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아무도 모르게 오직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십일조와 여러 헌금을 즐겁게 드려주신 모든 성도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은 이제 곧 있을 2017년 한 해의 재정 결산과 2018년 예산안 수립을 앞두고, 여러분이 드린 헌금이 보다 더 하나님의 뜻대로 사용되길 원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씁니다.


이전에도 마찬가지였겠지만, 제가 목회하는 동안 우리 교회는 우리 자신을 위해 쓰는 비용은 최대한 아끼고, 가능하면 많은 재정을 선교에 사용하고, 또한 자녀들의 신앙교육을 위해 2세 교역자들을 청빙하고 사례를 드리는데 사용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그리고 적게나마 어려운 가정들과 미자립 교회를 도우려고 노력해왔습니다.


10년 전에 이곳으로 이사를 올 때에도 우리는 예배당 건축 자재를 가능하면 모두 검소한 것으로 했고, 대부분의 가구와 의자들도 저렴한 것들로 사거나 중고품을 기증 받아 사용해왔습니다. 


그래서 방마다 의자들의 색깔과 모양이 모두 달라서 초라해보여도, 우리는 부끄러움 없이 지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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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신학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어떤 큰 회사에 근무를 한 적이 있는데, 당시 회사 동료들이 회식을 하며 회사 돈을 펑펑 쓰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자기 지갑에서 나가는 돈이면 결코 그렇게 쓰지 않았을 텐데, 회사 돈이라 아깝지 않게 사용하였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식당들이 잘 돌아가는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것은 옳지 않은 일입니다.


그런데 이런 세상의 풍조가 최근 몇 년 사이에 우리 교회에도 조금 스며들어온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우리 교회가 어느덧 부자 교회가 된 것처럼, 교회 재정을 헤프게 사용하는 것 같은 모습이 보입니다. 


우리는 성도님들이 하나님께 드린 헌금을 내 지갑의 돈보다 훨씬 더 신중하고 바르게 사용해야 할 것입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저는 한번 쓰고 버리는 종이컵을 사무실에 가져와서 1, 2 주 사용하고, 화장실 휴지도 깨끗한 것은 주워 와서 다시 사용합니다. 


교회에 손님이 오셔서 식사 대접을 하게 될 때에, 그 손님이 교회 손님인지 아니면 저의 손님에 가까운지를 구분하여, 교회 손님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만 재정부에 청구를 해왔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교회 재정과 교회 물건 사용에 관하여는 하나님 앞과 성도님들께 부끄러움이 없습니다. 


이 일에 여러분도 저와 같으시지만, 혹시라도 그러지 못한 분이 계시다면, 올해 결산을 하고 새해 예산을 신청하면서 바로 잡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중지하라는 말씀은 아닙니다. 

꼭 써야 할 비용은 당연히 지출하십시오. 


그러나 하나님 앞에서 부끄러움 없이 하십시오.


그래서 교회 재정이 선교와 자녀교육을 위해, 그리고 작은 미자립 교회들과 목회자들, 그리고 어려운 가정들을 돕는데 바르게 더 많이 사용되도록 노력해주시기 바랍니다. 


교회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계속 풍성히 채워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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