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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배 목사



3주 전에 어느 목자님 내외분을 만났는데, 부목자님이 이런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자신이 우리 교회에 처음 와서 첫 예배를 드릴 때에 손 목사님의 설교가 너무 조용해서 무슨 내용인지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두 번째 주일부터는 뜻밖에 설교가 소중하게 귀에 들려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몇 년 전에 어떤 성도님이 딸 때문에 산호세로 이주하여 우리 교회에 등록하고 새가족 환영회로 저희 집을 방문하여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자신이 전에 다니던 교회 목사님의 설교는 너무 재미 있었는데, 새로 듣는 손 목사님의 설교는 너무 밋밋하여 6개월간을 졸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주일에 설교를 듣는데 갑자기 눈물이 나기 시작하더니 지금까지 계속 그렇다는 말씀이셨습니다.


이곳에 방문교수로 오셨던 어떤 의사 분이 저에게 남기고간 편지에 의하면, 그는 “기독교를 몸서리칠 정도로 싫어하고, 집안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불교를 근 45년간 믿”던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교회 어떤 목자님을 만나 목장을 방문하게 되고, 거기서 따뜻한 섬김을 받으며 마음이 열려서 주일 예배를 드리게 되었는데 놀랍게도 첫 시간부터 말씀이 들려서, 그의 표현에 의하면 “뭐에 홀린 듯” 주일마다 1부 예배를 드리다가 결국 2016년 1월에 세례를 받고 한국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렇지만 저의 설교를 5년, 10년 이상 듣고도 별 변화가 없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제 아내의 말에 의하면, 설교 시간에 조는 분도 많고, 멍하니 다른 생각을 하며 앉아계신 분들도 많으시니까요. 


반면에 예배가 끝나고 나오는 시간에 눈에 눈물이 글썽하거나 눈이 벌개져서 쑥스러워하며 나오시는 성도님들도 계십니다.


똑같은 말씀을 듣는데, 어디에서 이런 차이가 나올까요? 사도 바울에 의하면, 그 차이는 설교를 듣는 마음 자세에서 나옵니다. 


그는 데살로니가 교회에 보낸 편지에 “이러므로 우리가 하나님께 끊임없이 감사함은 너희가 우리에게 들은바 하나님의 말씀을 받을 때에 사람의 말로 받지 아니하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음이니 진실로 그러하도다 이 말씀이 또한 너희 믿는 자 가운데에서 역사하느니라”고 쓰고 있습니다(살전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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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를 들을 때에 사람의 말로 듣지 않고 그 설교자를 통해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을 때, 말씀이 믿는 자들 가운데 ‘역사’하기(at work) 때문입니다. 


말도 느리고 표현력도 시원찮고 어눌한 저의 설교를 들을 때에, 여러분이 저를 바라보지 않고 그런 저를 세우시고 저를 통해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시면, 성령 하나님이 역사하여서 여러분을 변화시킵니다.


살아계신 하나님을 더 깊이 만나기 원하십니까? 


오직 하나 설교자가 사람의 말을 전하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기만 한다면, 믿음으로 그 설교를 하나님의 말씀으로 들으십시오. 


하나님은 그의 백성을 기도시간에도 만나주시고 선교현장에서도 만나주시지만, 그의 말씀이 선포되는 설교시간에 가장 흔하게 만나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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