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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 목사




꽤 오래 전에 여행을 하다가 주일이 되어서 어느 한인교회에 찾아가 예배를 드렸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검색을 통해 기대했던 것과는 다르게 예배의 분위기는 무거웠고 환영하는 안내위원들의 모습도 그리 밝지 못했습니다.


짧은 시간이라 뭐라 평가하기에는 조심스럽지만 ‘예수님을 아는 지식에 근거한 복음 안에 기쁨’이 잘 드러나지 않는 교회라는 마음이 깊게 남았습니다.


그런데 놀라왔던 기억은 예배 시간이 끝나고 친교실에서 체험한 느낌 때문이었습니다.


예배가 끝나고 차려진 음식들은 교회의 규모에 비해 매우 다채롭고 화려한 식탁이었습니다.


성도님들은 마치 주일 교회에 오는 목적이 맛난 식사 교제와 지인들과 나누는 허물없는 친교의 대화라도 되는 것처럼 여간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예배에서 경험한 느낌과는 매우 대조적인 그 느낌을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물론 교회에는 따뜻한 교제와 사랑의 친교가 당연히 있어야 합니다.


건강한 교회는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다일 순 없습니다.


식당이 식당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서빙하는 음식의 맛과 질이 손님들의 마음을 흡족하게 해야 합니다.


세탁소가 세탁소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때나 얼룩을 옷감의 손상 없이 잘 지워내는 기술을 가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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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교회가 교회이기 위해서는 어떤 사명을 성취해야 할까요?


교회가 집중해야 할 교회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교회를 교회되게 하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와의 관계입니다.


예수님의 마음을 읽어내고 그분의 뜻을 이루어드리는 것이 교회의 사명입니다.
두 가지 성경 구절이 생각납니다.


예수님께서 계명을 단 두 가지로 요약해 주신 것처럼(마22:34-40) 우리는 마음과 뜻과 목숨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고, 우리의 이웃을 자신같이 사랑하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지상명령(마28:18-20)에 따라 가서 세례를 베풀고 가르쳐 지키게 해서 모든 민족을 제자 삼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이것을 정리하면 예배, 교제, 훈련, 사역, 전도의 사명이 균형 있게 이루어지는 교회가 되는 것이고, 더 짧게 정리한다면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잃어버린 영혼을 구원의 길로 이끌고 예배하는 예배자, 그리고 예수님의 제자가 되도록 성숙의 길을 가게 하는 것입니다.


교회의 본질은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믿지 않으시는 분이 구원을 얻게 하는 것, 믿으시는 분이 더 성숙한 제자로 성장하게 하는 것.
우리에게 주신 이 사명을 잘 이루어 드리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임마누엘 장로교회 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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