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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서 목사

<방주선교교회>

 

가정교회 목장을 이미 8년 가까이 경험하신 분들도 있지만, 아직 목장의 본질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고 계신 분들도 간혹 있는 것 같습니다.
목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할 때 목장에 대한 평가 역시 오류를 범하게 됩니다. 가령 어떤 목장이 과연 좋은 목장인가 하는 판단에 착오가 있을 수 있습니다.
진짜 가축을 키우는 목장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쉽게 됩니다. 단지 가축의 숫자가 많은 기업형 목장이 좋은 목장일까요? 구제역이나 조류독감 같은 전염병에 걸려 한 순간에 수백만 마리가 살 처분되는 조국의 목장들을 보니,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작은 시골 농가의 목장에 겨우 수십 마리의 가축이 있어도, 위생 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건강한 가축을 키우는 목장이 좋은 목장이라고 축산 전문가가 인터뷰하는 내용을 보았습니다.
돼지 1,000여 마리를 한꺼번에 잃어버린 목장 주인이 울면서 다시는 목장을 하지 않겠다고 포기하는 모습도 있었지만, 자기의 전 재산인 가축을 다 상실하고도 다시 종돈을 가져다가 반드시 재기하겠다고 다짐하는 주인도 있었습니다.
전염병에 걸릴까봐 가축들을 손수 씻어주고, 축사를 청결하게 청소하며, 사료까지 건강식으로 꼼꼼히 챙기면서 축사에서 아예 자고 먹으며 가축들을 돌보는 집념의 목장 주인들도 있었습니다.
양보다는 질이 앞서는 건강한 목장이 좋은 목장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질도 좋고 양도 많으면 좋겠지만, 큰 것이 반드시 좋다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규모보다는 목장 주인의 타협하지 않는 가치관과 원칙이 장기적인 성공의 필수 요건이 됩니다. 목장에 대한 애착과 가축들에 대한 사랑, 사회에 대한 윤리 도덕적 영농관이 중요한 관건이 됩니다.
눈앞의 단기적 이익과 편안함만을 추구한다면, 실패는 이미 예견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가정교회 목장 사역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목자부부 두 사람이 한 두 명의 목장 식구를 전도해서 수년간 섬기다가, 그 중 단 한 분이 예수를 영접하고 세례를 받은 후, 한국이나 타주로 이사를 간다고 해서, 십 여 명의 목원들이 돌아가며 가정을 오픈하고 활기찬 친교를 나누어도 장기간 아무 열매가 없는 목장보다 결코 부족한 목장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목장사역도 실패를 많이 경험한 목장이 견고해지는 것을 봅니다.
비가 온 땅이 굳어지듯이 시련을 통해서 더 친밀해지고 하나가 됩니다.
예수님 한 분의 흔들리지 않는 사명감과 하나님 아버지를 신뢰하는 믿음에서 나오는 순종으로 지난 2,000여 년 동안 수많은 생명들을 구원하셨듯이, 가정, 목장, 교회와 같은 신앙 공동체에서는 지도자의 분명한 소신과, 부르심에 대한 철저한 순종이 그 공동체의 건강도와 미래를 결정짓게 됩니다.
목장의 숫자나 목원의 숫자에 연연하기 보다는, 목장의 영성과 영혼구원해서 제자 삼는 본질에 대한 공감과 확신이 흔들리지 않도록 목자와 목원 모두가 함께 마음을 새롭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입니다.
역사는 어차피 소수의 깨어있는 리더들이 만들어가고 이끌어 가는 것입니다.
말씀을 깊이 묵상하면 진실이 보이고, 기도에 깊이 들어가면, 미혹의 영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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