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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현순호 목사



미국 생활이 길어지면서 어느새 삼대로 이어진다.

부모들은 자녀들과 손자 손녀들을 자주 만나 가족의 정을 나누고 싶지만 마음처럼 쉽게 되지가 않는다.

좋은 방법은 애들 방학 때 같이 휴가를 내서 물좋고 산 좋은 곳에 가서 몇일 지내는 것도 좋은 방법 중의 하나다.

이민 1세들은 미국에 떨어지는 순간 부터 정말 눈코 뜰새 없이 밤낮 뛰었다. 

공부도 일도 그렇게 했기에 지금에 와서 그 열매가 맺어져 새땅에 어느정도 뿌리를 내렸고, 그 때 어렸던 애들이 지금은 청장년이 되어 미국사회에 크게 공헌하고 있으니 너무도 장하고 뿌듯하다. 

알다고도 모를 일은 그렇게 뼈가 부러지도록 고생하다 보니 노년에 골병이 들어 안 아픈 곳이 없게 되었으면 자녀들에게 재세할 만도  한데  오히려 정 반대의 말이 스스로 나온다. 

즉 우리가 애들 때문에 미국에 왔다고 하지 만 해 준일이 별로 없어...서툰 영어로 숙제 한번 제대로 못 도와주고 학교 선생님을 찾아가 상담 한번 만족하게 못했고 주말이나 공 휴일,  방학 때에 제대로 놀아 주지도 못한 것이 한평생 한이 된단말이야! 

이런 마음은 부모가 자식들에게 주고 또주고도 더 못줘 아쉬워 하는 내리사랑인가! 

그 미안함을 풀어 놓을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본다.

 부모님 손을 붙잡고 비행기에서 내린  어린이들도 역시 힘들었다. 

학교에 가면 노란 얼굴에 영어도 제대로 못해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는 것도 힘들었지만  부모님들의 기대를 감당하기는 더욱 어려웠다.  

만나면 공부하라고 하고 누구는 일등을 했고 누구는 무슨 상을 탔는데 너는 뭣이냐? 너는  의사가 되라,  변호사 되라 하며 개인의 취미나 적성은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부모님이  싫었다. 

그래서  대학은 가능 한  집을 멀리 떠나 타 주로 가서 등록금과 기숙사비를  많이 내는 부작용도 있었다. 

지금은 자신이 부모가 되어 자식들을 키우며 부모에 대한 생각이 바뀌는 것이다. 

아무리 정성을 쏟아 부어도 애들이 감사는 고사하고  불평과 불만을 표출할때는 너무도 황당하고 배신감 마저 느낀다. 

꼭 자기가 엄마 아빠에게 대들었던 그 모습을 지금 자신이 겪고 있는 것이다. 
자기가 반항하며 악을 썼을 때 그 부모는 얼마나 가슴이팠을까! 

그 미안함과 잘못을 털어놓으며 피부를 맞대고 몇일 지내는 동안 아팠던 상처를 녹이는 기회로 삼고 싶은 것이다. 

  홍씨 아저씨도 이민 1세로 비슷한 심정이기에 해마다 7월이나 8월에 세 자녀들의 가족과 함께 한 휴양지에 방 4개 짜리 집 한채를 렌트해서 5박6일을 같이 지낸다. 

배를 타고 스릴을 느끼고, 승마도 하고, 어린 손자 손녀들과 같이 각양각색의 예쁜 돌도 줍고 그곳의 토속 음식도 먹고 자주 한국 음식도 같이 만들어 먹는다.  

냉면,  갈비, 불고기 등. 밤에는 윳놀리, 화토를 하며 한국의 놀이를 즐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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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에 사는 정씨의 가족은 농촌으로 간다. 

아침 두 세시가 되면 새 날이 밝아온다고  동네가 떠나가게 울어제끼는 숫 탉의 목소리는 새로운 경험이다. 

몇차례 반복되고나면  새벽 별이 눈길을 끌고 뒤따라 찬란한 붉은 해가 지평선 위에서 솟아 오르는 장면은 너무도 신비롭다.  

알을 낳았다고 주인에게 신고하는 암탉의 꼬꼬대  소리도 농촌에서만이 느낄 수 있는 풍경, 예쁜 강아지 들에게 젖을 빨리는 어미개 ,송아지, 염소,  양, 고양이 등 많은 동물들은 모두의  찬구가 된다. 
밭에는 무화과와 딸기가 한창이고 감, 포도, 사과, 배,  체리등은 뜨거운 햇빛에 잘도 영근다. 

개천에 나가 고기를 낚아 매운탕 끓여 먹는 맛은 어떻고, 밤에는 수 많은 별들을 쳐다보며 잔디에 누워 별을 헤며 꼬마들에게 ‘빤짝 빤짝 작은 별’을 배워주는 밤은 너무도 행복하다고...

 나도  예년 처럼 자녀들과 더불어 8월 초순에 갈 장소를 예약했다. 

흔히 듣는 말 중에 손자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의 순서는 엄마 아빠 강아지, 그리고 할머니 할아버지 라고 하는데 이번에 귀여운 애들에게 점수를 따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강아지 앞으로 순서가 바뀌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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