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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배 목사



지난 2월에 한국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하며 어머니를 하루 잠깐 뵙고 왔습니다.

한국으로 출발하기 며칠 전에 전화를 드려서 "어머니, 제가 어머니 뵐 날이 며칠 안남았어요" 말씀을 드렸더니, 뜻밖에 어머니는 "얘야, 실은 너를 만나는 시간보다 너를 기다리는 시간이 더 좋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마도 저를 만나면 곧 다시 떠나보내야 하니까 차라리 저를 볼 희망을 가지고 기다리는 시간이 더 편안하고 좋으신것 같습니다.

갈 때마다 용돈을 조금 드리면 그것을 본인을 위해 쓰지 않고 아꼈다가 제가 입을 옷을 세일할때 사두십니다.

이번에도 그렇게 하셔서 "어머니, 저 옷 많아요. 제 옷 사지말고 어머니를 위해 쓰세요" 하였더니 어머니께서 정색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얘야, 내가 살면 얼마나 살겠니. 너를 위해 옷을 사놓고 수시로 바라보면서 네가 그 옷을 입고 있을 모습을 생가만 해도 내가 얼마나 좋은지 아니?"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어머니, 그럼 사세요. 그런데 싼 것으로 사세요" 하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오래전에 어떤 아버지에 관한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자식을 여럿 두었는데, 그중에 막내가 피부병이 생기고 점점 심해지다가 나중에 문둥병으로 진단을 받았습니다.

의논끝에 결국 막내아들을 나환자들이 모여사는 소록도로 보내기로 하고, 아버지와 아들이 길을 더났습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어떻게 어린 자식을, 그것도 건강한 자식도 아니고 나병에 걸린 자식을 도저히 혼자두고 떠나올 수 없을 것 같아, 자식을 죽이고 자기도 죽으려고 몇번을 돌을 들었다가 놓곤하며, 소록도로 들어가는 배편이 있는 곳 까지 갔답니다.

이제 마지막 기회라 싶어, 어린 아들을 잡고 바닷속으로 걸어 들어갔답니다.
너랑 나랑 같이 죽자고. 

그런데 어린 아들이 아버리를 뭍으로 밀쳐내며, "아버지 나만 죽으면 되지 왜 아버지까지 죽어야 해요"하며 아버지를 뿌리치고 자기 혼자 바닷물 속으로 들어가려 해서, 결국 아들을 데리고 다시 나왔답니다.

문둥병에 걸린 어린자식을 소록도에 남겨놓고 혼자 떠나왔어도 무심한 세월은 계속 흘러갔답니다.
다른 자식들 공부시키느라 정신없이 살다가 어느덧 노인이 된 아버지께 어느날 편지가 하나 날아왔습니다.

바로 소록도에 남겨두고  온 막내의 편지였습니다.

내려와서 함께 살자는 막내 내외의 초청편지였습니다.

제대로 다 키워주고 공부시켜서 출가시키고 재산까지 나누어준 자식들은 자기를 멀리하고 불편해 하는데, 버리고 온 자식이 함께 살자고 하니 너무 고맙기도 하고 너무너무 미안하기도 해서 통곡을 했다는, 그러나 결국은 내려가서 막내 내외와 함께 살았다는 이야기 입니다.

세상에 여러가지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세상에서 가장 강하고 진한 사랑은 자식을 향한 부모의 사랑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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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이보다 더 큰 사랑은 이 세상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사랑이 딱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형상대로 사람을 지어놓으시고 우리를 사랑하시는 창조주 하나님의 우리를 향한 사랑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여인의 그의 젖먹는 아기를 사랑하는 것보다 우리를 더 사랑한다고 말씀하십니다(사 49:15).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열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요 3:16)에서  '이처럼'의 크기를 설명할 수 있는 언어는 없을 것입니다.
이 말씀은 하나님이 우리를 얼마나 강렬한 사랑으로 사랑하시는지를 보여줍니다.

포기할 수 없는 사랑, 그래서 자신의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십자가에서 처참하게 죽는데 내어주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신 하나님의 사랑을 여러분을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죽음도 생명도 천사도 어떤 권세도 현재 일도 장래 일도 어떤 능력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도 하나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능히 끊어낼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롬 8:39-39).
여러분은 이처럼 우리 하나하나를 사랑하시는 이분, 살아계신 이 하나님을 얼마나 사랑하고 계신가요?

우리도 천상천하에 오직 한분이신 창조주 하나님,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마 6:9)를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신 6:4-5) 사랑합시다.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마22:37-38)이며, 이것이 인간으로 지음을 받은 사람의 본분이요 우리의 도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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